칼럼니스트 노충헌의 '문화' '책' 이야기 (1)

얼마 전에 페이스북(facebook)을 탈퇴했습니다.

페이스북을 할 때마다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할 이야기가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페이스북 친구들은 매우 유익하고 귀기울일만한 이야기들을 올렸습니다. 사회와 교계의 비판도 날카롭게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주로 한 일은 '좋아요'를 누르는 것이었습니다. '좋아요'만 클릭하기가 뭣해서 이런저런 잡다한 자랑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그러고는 곧 후회했습니다.

혹자는 말했습니다. "할 얘기가 없는 것은 무식해서"라고요. 듣고 보니 맞는 말 같았습니다. 그래서 페이스북을 끊고 책을 읽자고 다짐했습니다.

책 읽는 시간을 늘렸더니 블로그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수년 전부터 관리해왔던 블로그에 독후감을 적거나 이런저런 넘쳐나오는 생각들을 올렸습니다.

또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제가 읽은 책이나 신문칼럼, 다큐멘터리 동영상이나 뉴스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뉴스앤넷> 편집장님을 만났을 때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털어놓았다가 이 칼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말을 하지 않고는 살 수 없나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BS가 몇년 전 방송했던 <아이의 인생을 바꾸다>를 보았습니다. 두 종류의 아이들이 등장했습니다.

먼저 자기 감정을 반대로 표현하고 자주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이의 부모를 관찰해 보니까 아이에게 부정적인 단어를 많이 사용했습니다.

아이의 엄마에게 감정을 표현한 단어들을 보여주고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들을 골라보라고 했습니다. 엄마는 '미움' '슬픔' '짜증' '좋음' '신남'을 선택했습니다. 5개 가운데 부정적인 단어가 3개였습니다.

반면 정서적으로 안정된 자녀의 부모는 긍정적인 말을 사용하는 비중이 높았습니다. 아이 엄마가 선택한 단어들은 '신남' '기쁨' '행복함' '뿌듯함' '슬픔'이었습니다. 5개 가운데 4개가 긍정적이었습니다.

사람은 살아있는한 말을 합니다. 페이스북을 탈퇴하고 카카오스토리를 중단해도 누군가에게 끊임없이 나의 생각을 이야기하면서 사는 것이 사람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말을 해야 할까요?

앞으로 이러한 작은 얘기들로 저와 이 글을 읽는 분들을 다독거려드릴 수 있다면 무한영광이겠습니다. 소담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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