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기쁨의교회 김대조 목사 ‘신앙 에세이’ (2)

“방금 부분적으로 CT 결과가 나왔는데 (암)재발이 맞는 것 같구요, 현재는 장폐색으로 입원하였는데 이거 풀리면 곧 항암치료 들어간다고 해요.”

한 자매에게 이런 문자를 받고 마음이 조금 힘든 채 심방을 갔다. 주렁주렁 달린 가느다란 호스들이 보였다.

주사까지 꽂힌 채 완연한 환자의 모습을 하고도 너무도 환한 미소를 보이는 그 자매의 모습에 순간 마음이 놓였다.

그게 다는 아니었다. 잠시 후, 듣게 되는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좀 전에 의사 선생님의 회진이 있었는데 CT 결과 현재 장폐색 증상으로 아무 것도 먹을 수가 없고 소장 쪽이 막혀있다”고 했다.

“암이 간과 폐, 임파선까지 전이 되었고 복부 쪽 전체도 좋지 않다”는 것. “현재로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태”란다. “‘일단 장이 회복되어야 미음이라도 들 수 있고 항암 치료도 시작할 수 있다’는 통보를 받은 직후였다”고 한다. 일종의 ‘죽음’에 대한 선고나 다름이 없었다.

“목사님! 의사 선생님의 말을 들었어요. 그 전에도 ‘그런 소식을 들으면 어떨까?’ 많이 생각했거든요. 두렵기도 하고요. 근데 지금 이상하게 마음이 담담해요. 앞으로 또 어떨지 모르겠지만요.” 이 성도님은 얼마 전 난소암이 재발해 항암 치료를 마쳤다.

그 사이 온 교회 교인들 앞에서 남편과 함께 나란히 세례를 받았었다. 세례 간증을 할 때는 “많은 시간이 흐르고 나서 이제야 주님께 돌아왔노라.” “하나님께 너무 부끄럽지만 이렇게 주님 앞에 나와 너무 감사하다”고 연신 눈물을 흘렸다.

“지난 주일에 ‘믿음의 힘’(마 17:13-23)이라는 설교 말씀이 딱 저를 위한 말씀이었어요. 그 말씀 들으며 회개했습니다. 그 동안 놓지 못하는 것이 여전히 많이 있었는데 이제는 다 내려놓기로 했지요. 그 믿음의 말씀이 저를 지탱해 주는 것 같아요. 제가 하나님께로 나아오지 않았으면 저는 벌써 무너졌을 거예요. 하나님이 계셔서 제가 이렇게 서 있습니다. 감사해요.”

인간의 가장 두려운 난관, 죽음 앞에서의‘믿음’ 이었다. 말씀을 나누고 나오는 길에 남편 성도님이 내게 말을 건넸다.

“목사님! 사실 저도 너무 많이 고민했거든요. 저 사람이 그 소식을 들으면 어떻게 반응할까? 솔직히 의사선생님도 결과를 말해 주는 것을 너무 힘들어 했어요. 그런데 저렇게 놀랍도록 잘 받아들일 줄 몰랐어요. 이것이 믿음의 힘인가 봐요.”

이 형제도 예수를 믿은 지 몇 달이 되지 않는다. “아내를 통해 자신도 하나님을 만났고 스스로의 믿음에 놀라고 있다”고 했다.  

진짜 믿음은 평소에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 목사라고 믿음이 얼마나 있을까? ‘만약에 내가 지금 저 자매의 상황이라면 저렇게 주님 의지하면서 믿음으로 웃을 수 있을까? 주님 붙잡고 천국 소망으로 버텨낼 수 있을까?’

“믿음의 시작은 두려움의 끝이다. 두려움의 시작은 믿음의 끝이다.” 데이브 브라우닝의 말이다.

참깨의 5분지 1만큼 작은 겨자씨의 믿음이라도 그 믿음은 산을 옮긴다고 했다. 끝까지 선하신 주님을 의지하자. 사나 죽으나 우리는 다 주님의 것이 되었으니 기도하며 기다리자. 100% 옳으신 주님이 가장 좋은 길을 내실 줄 믿으며 믿음으로 기다리자.

다음 날 아침, 그 자매로 부터 문자를 받았다. “목사님! 어제 새벽 1시경에 병원 와서 처음으로 화장실에(대변) 다녀왔습니다. 아침부터 깨끗하지 못한 메시지이지만^^ 어제 장 기능 회복을 위해 기도해주신 것에 대한 응답인 것 같아요!!”

그렇다. 기적의 시작이다. 주님이 하시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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