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목사 1만 명에 월1백만원 지급?…설립 절차와 수입원 운용 우려 제기돼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 담임)가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선교은행' 설립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은퇴목회자 1만 명에게 월 100만 원의 연금을 지급하겠다는 게 주요 골자인데, 일각에서 설립 절차와 수입원 운용에 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 지난 2014년 11월 18일 열렸던 설교은행 발기인 대회 모습

수익 발생하는 카드 발급 홍보하기도

전광훈 목사가 설립을 추진하는 은행의 명칭은 '선교은행'으로 △은퇴 목회자 1만 명에게 매월 100만 원의 연금을 지급할 것 △개교회에 연이율 2% 이하로 대출을 지급할 것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전광훈 목사는 지난 2014년 '선교은행 설립 발기인 대회'를 마친 후 전국을 순회하며 동역자들을 모집하고 있다. 최근에는 청교도영성훈련원(원장 전광훈 목사) 주최 세미나에서 '선교은행 지점장 교육'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목사는 선교은행의 설립 취지에 대해 "전국에 5천여 지점과 점포를 설립하고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해 교회의 은행 채무를 해결하고 기독 청년들의 일자리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취지대로 은행이 설립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전국 단위의 은행 설립을 위해선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의 인가가 필요하고, 최소 1천억 원의 자본금이 있어야 하기 때문.
 
이에 대해 전 목사는 "자본금 마련을 위해 한국교회 1,200만 성도들이 시중은행의 '선교카드'를 발급 받다 사용하면 문제 없다"며 "모든 교인들과 교회가 사용한다면 연간 5조 원의 수익이 창출된다"고 주장했다.
 
선교카드는 사용금액의 일정 부분(약 0.1%)이 청교도영성훈련원 측으로 적립되는 구조로 돼 있다. 확인 결과 실제 농협 비씨카드에서 '선교카드(청교도 기업체크)'라는 이름으로 카드 발급을 진행했지만, 현재는 신규 발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청교도영성훈련원의 '선교카드'는 현재 신규발급이 불가능한 상태로 확인됐다.(비씨카드 홈페이지 갈무리)

실체, 수익금 운용에 관한 의혹 제기돼

정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선교은행을 둘러싼 여러 의혹과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선교은행의 실체도 명확하지 않고, 선교카드 발급으로 얻은 수익금이 어디에 쓰이고 있는지도 알 수 없다는 것.
 
때문에 지난 2011년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이른바 '기독교은행 설립 사기 사건'이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기독교은행 설립 사기 사건'은 한국사회복지뱅크 대표이사 강 모 목사가 기독교은행 설립 출자금 명목으로 한국교회 성도들에게서 수십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된 사건을 말한다.
 
당시 강 모 목사는 피라미드식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여 주식을 판매하고 그 대금을 일부 관계자들과 나눠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이를 '종교를 테마로 한 신종 금융사기사건'이라고 명명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희년함께 지도위원 박득훈 목사(새맘교회)는 "은퇴 목회자 만 명에게 매달 백만 원씩 준다거나, 2%의 이자로 교회에 대출금을 지급한다는 뜻은 좋지만,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라며 "구체적인 설립 계획이나 자금 운용의 투명성 등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라면 바람직하지 못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본지 제휴 <데일리굿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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