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인구센서스 종교인구조사결과 3대종교 특별토론회’ 열려

▲ 25일 월드컬처오픈 W스테이지 안국서 열린 ‘2015 인구센서스 종교인구조사 결과 3대 종교 특별토론회’ 모습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종교인구의 급격한 감소는 대체로 세속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탈종교 현상으로 진단되고 있는 듯합니다.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이번 조사결과에서 그것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특이한 점들이 보입니다.” (윤승용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이사)

기독교, 불교, 천주교 등 3대 종교의 연구자들이 ‘2015 인구센서스 종교인구조사 결과’ 나타난 종교인구 변화, 엄밀히 말하면 종교인구 감소의 뜻을 파악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신대승네트워크, 우리신학연구소 공동 주최로 25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월드컬처오픈 W스테이지 안국에서 진행된 ‘2015 인구센서스 종교인구조사 결과 3대 종교 특별토론회’에서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종교인구의 급격한 변동(감소)이 대체로 세속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탈종교 현상으로만 진단되고 있는 것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가 나와 관심을 모았다.

한국종교가 ‘탈종교 시대’를 맞고 있기는 하지만 한국적 사회상황이 종교적 욕구를 증대시키고 있는데도 종교인구가 감소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는바 탈종교를 넘어서는 또 다른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토론회 기조발제를 맡은 윤승용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이사는 현재 종교인구의 감소는 탈종교라는 종교의 위기만 아니라 그들의 종교적 욕구를 수용하지 못했던 기성 제도종교의 문제라고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이사는 “헬조선 시대 암울한 미래와 과도한 경쟁 그리고 모든 것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탓에 개인의 불안과 강박관념이 증대해 우리사회 종교적 욕구를 증대시킬 수밖에 없었다”면서 “이런 종교적 욕구를 가진 개인들은 자신의 종교적 피난처를 찾아 적극적으로 나섰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윤 이사는 “현재 종교인구의 급격한 감소를 보면, 한국종교들은 그들의 피난처를 효과적으로 제공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만일 이들에게 희망과 피난처를 적절히 제시했다면 이같은 종교인구 감소는 없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렇게 본다면 윤 이사는 “작금의 종교인구의 감소는 종교의식의 세속화나 서구적 탈종교 현상보다도, 한국사회의 불안과 생존위기로 야기돼 증대된 종교적 욕구를 수용할 수 없었던 기성 제도종교의 문제로 이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연구소 연구실장 역시 ‘종교성이 만연한 시대에 종교인구의 감소라는 결과로 나타났다’는 말로 윤 이사의 이러한 분석과 주장에 동의를 표했다.

김 연구실장은 “오늘의 세계는 곳곳에서 ‘더 종교적’이다. 즉 전통적 종교체제들이 대표했던 종교의 영토를 넘어서 모든 존재의 장소가 종교 혹은 ‘종교적인 것’들로 채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데 김 연구실장은 “문제는 기성의 종교들은 그러한 종교 너머의 종교성에 대해 닫혀 있다는 사실”이라면서 “한국사회도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신자유주의의 폭력적 횡포가 사람들의 삶 전체를 옥죄고 있고, 거기서 벗어날 계산 가능한 미래가 무망한 현실에 갇혀 버린 상황에서, 많은 이들이 몸과 마음의 질병에 시달리고 있고, 그러한 질병에서 벗어나려는 종교적 갈망에 매달리고 있지만, 기존의 주류 종교들은 그러한 사람들의 고통과 질병에 무감각한 탓에 아무런 답도 주지 못하는 탓에 종교인구가 줄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김 연구실장은 “종교란 오늘을 사는 사람들의 삶과 연루돼야 한다”면서 오늘날 한국사회처럼 종교가 만연한 상황 하에서는 종교가 이러한 연결점을 신앙 속에 담아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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