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신칭의 복음 바르게 이해하기 위한 ‘미래교회포럼’ 진행 중

▲ 연동교회에서 진행 된 '2016 미래교회포럼' 첫째날 모습

“최순실ㆍ최순득 자매는 한 지역교회를 섬기는 집사로서 성도로서 성실했습니다. 그러나 성도가 세상 속에서 어떻게 거룩한 삶을 살아야 하는지는 몰랐습니다. 값없이 주어진 하나님의 은혜로서 이신칭의의 복음을 열심히 증거했는데, 결과적으로 성도들의 거룩하지 못하고 불의한 삶의 면죄부만을 던져준 결과가 된 모양새입니다.”

개신교 구원의 복음의 핵심이라고 알려진 이신칭의의 복음이 과연 한국교회에서 제대로 이해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자리가 마련돼 현재 진행 중이다.

5일 서울 연동교회에서 개회돼 ‘이신칭의, 이 시대의 면죄부인가?’를 주제로 6일까지 1박 2일 일정으로 진행되고 있는 ‘2016년 미래교회포럼’이 그것이다.

기조강의를 한 미래교회포럼 대표 박은조 목사(은혜샘물교회)는 ‘한 지역교회를 열심히 섬기는 성도였지만 온 국가를 위기로 몰아넣은 중심인물이 된 최순실ㆍ최순득 자매와 같은 성도들이 배출된 데는 잘못된 칭의론 곧 잘못된 이신칭의의 복음이 자리하고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박 목사는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우리는 복음을 전한다고 했는데, 왜 이런 결과가 되었을까요? 인간의 타락한 심성은 복음의 은혜도 막을 수 없는 것입니까”라고 물은 후 “값없이 주어진 하나님의 은혜로서 이신칭의의 복음을 열심히 증거했는데, 결과적으로 성도들의 거룩하지 못하고 불의한 삶의 면죄부만을 던져준 결과가 된 모양새”라고 자평했다.

이에 박 목사는 “거룩한 삶이 결여된 교회의 현실을 놓고서 서구교회나 한국교회는 모두 이신칭의 복음 이해에 문제가 있다고 제시한다”면서 “이신칭의 은혜의 복음을 제대로 이해해 교회가 바로서고 교회가 속한 우리 사회를 복음의 은혜로 섬기며 봉사하자”고 권유했다.

박영돈 교수(고려신학대학원)는 ‘이신칭의, 이 시대의 면죄부인가?’라는 제목의 강의에서  전통적 관점에서 최근에 논의되는 이신칭의의 논쟁을 소개하고 비판한 후, 전통적 관점에서의 칭의론을 오늘의 현실에 적실성이 있는 칭의 교리로 확장해 나갈 것을 제안했다.

박 교수는 칭의론 논쟁을 촉발한 김세윤 교수(미 풀러신학교)의 경우 칭의가 종말론적으로 유보되며 구원에서 탈락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말하는데, 칭의의 취소나 구원의 탈락을 말하는 것은 성경적이지 않을 뿐 아니라 신학적인 모순에 빠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성령을 따라 그리스도의 주권에 기본적으로 순종하려는 기본자세를 가지고 살지 않는 사람은 종말의 칭의를 받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김 교수의 기본논지에 동의하나, 그런 신자를 진정으로 의롭다함을 받고 구원받은 믿음을 가진 사람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타당치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오늘날 교회에 칭의의 복음을 방종의 기회로 삼을 정도로 부패한 교인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성경적인 관점에서 볼 때 그런 사람은 진정으로 거듭나 그리스도와 연합한 신자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어 박 교수는 “김 교수처럼 칭의의 복음을 남용하는 것을 막으려고 칭의의 취소나 구원의 탈락 가능성을 강조하면 정작 그 피해를 입는 이들은 참된 신자들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런 가르침은 실제 칭의론을 죄의 면죄부로 남용하는 이들에게는 별 효력이 없는 반면에, 참으로 거듭나 거룩하게 살기를 갈망하나 자신의 연약함으로 신음하는 참된 신자들에게 확신과 위로와 경건의 원동력을 앗아가는 대신 번민과 불안과 두려움을 부과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박 교수는 이에 “교회가 부흥할 때마다 다시 부활했던 메시지는, 타락한 당신의 백성이 돌이키면 단번에 그들의 죄를 사하시고 그들을 의롭게 하시는 하나님의 무궁한 사랑과 은혜를 전하는 칭의의 복음이었다”면서 “그러므로 진정한 부흥과 개혁을 고대하는 한국교회에 가장 절실히 필요한 것도 칭의의 복음이 부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전통적 입장에서 김세윤 교수의 칭의론에 반론 제기 중인 박영돈 교수

박영돈 교수 강의에 대한 논찬에 나선 최갑종 교수(백석대신대원)는 성화에 의한 칭의의 변개, 취소나 구원의 탈락의 가능성을 배제한 박영돈 교수 주장의 허점을 성경구절을 통해 지적하며 아쉬움을 표했다.

바울 서신에서 오직 은혜와 믿음에 의한 구원을 강조하는 구절들(롬3:21-22,28; 갈 2:16; 엡 2:5,8)과 성도의 견인과 궁극적인 구원의 확실성을 강조하는 구절들(롬 8:33-39; 딤후 2:18-19)이 적지 않지만, 바울의 여러 서신과 그 밖에의 신약성경 여러 곳에서 최후 심판과 탈락에 관해서도 분명하게 말하고 있음을 박 교수는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이처럼 성경에는 칭의, 성화, 최후 심판과 관련해서 양면의 교훈이 나타난다”며 “우리는 이 양면의 교훈을 동등한 권위를 가진 하나님의 말씀으로 보고 어느 한쪽을 다른 쪽에 종속시켜 해석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주의를 촉구했다.

아무리 은혜와 믿음에 의한 궁극적인 구원과 견인에 관한 성경본문을 강조한다해도 그것 때문에 성화에 의한 구원과 최후 심판과 탈락에 관한 성경본문들을 약화시켜선 안 되고, 마찬가지로 아무리 성화와 최후 심판에서의 구원과 탈락에 관한 성경본문을 강조한다해도 그것 때문에 은혜와 믿음에 의한 궁극적인 구원과 성도의 견인에 관한 성경본문들을 약화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편, 김세윤 교수의 강의는 이날 저녁과 포럼 둘째 날 오전 두 번에 걸쳐 진행된다. 강의 후에는 전체 종합 토론이 1시간여 진행된다. 둘째 날 새벽에는 권영경 교수(숭실대)가 로마서 주해를 통해 ‘루터교회와 천주교회의 칭의와 의화 교리 일치’에 대해서 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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