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Kㆍ한기총ㆍ한교연ㆍ제3의 기구’ 4두 체제로 가나

▲ 24일 CCMN빌딩에서의 한국교회교단장회의 모임

‘연합’이라는 아름다운 명목을 앞세운 채, 속으로는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찢는 이른바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악폐가 되풀이 되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해 예장백석 총회는 예장대신 총회 일부 지도자들과의 야합을 통해 외형상으로 상당한 규모의 교단을 이뤘다. 하지만 실상은 50년 역사의 자생교단인 예장대신 총회를 ‘잔류 측’과 ‘백석 가입 측’ 둘로 찢어 양 측이 서로를 미워하는 지경에까지 이른 ‘파국’이었다.

한국교회사 특히 교단사에 많이 나타난. ‘연합’이라는 미명하에 힘을 가진 이들이 주님의 몸 된 교회를 결국은 찢어놓고 마는 이상한 ‘연합’의 악폐가 교단장들의 친목단체인 한국교단장협의회에 의해 자행되고 있어 분노를 야기하고 있다.

한국교회교단장회의는 24일 오전 여의도 CCMM빌딩에서 12개 교단 대표들이 모인 가운데 모임을 가졌다. 자신들이 추진해 오던 한기총과 한교연의 통합 작업에 한교연이 이들의 무례하고 무리한 행보에 불쾌감을 피력하며 제동을 건 것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해서였다.

이들은 모임에서 ‘한기총-한교연 통합을 위한 한국교회연합추진위’에 기장 권오륜 총회장을 위원으로 추가해 11인 추진위원회(추진위원장 이종승 목사)를 구성하고 위원회에 조직 구성, 자격 심의 등 모든 사항을 논의, 결의할 수 있도록 전권을 위임했다.

이에 한기총증경총회장 최성규 목사는 “교단장회의가 기장 총회장을 추진위원회에 영입한 것에 대해 “이렇게 할 거면 왜 오라고 하느냐?”며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기장총회 권오륜 총회장은 공식적인 참여를 요청받은 상태는 아니고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6일 회의에 불참했던 예장통합 총회장 이성희 목사는 “우리 교단은 한교연에 가입돼 있다”면서 “총회장 입장에서는 한교연과 한기총의 대표들이 나와서 합의가 돼야지. 교단장회의가 법적 구속력이 없는 친교단체가 아닌가”라며 이의를 제기했다.

또한 이 과정에서 11인 추진위원회에 한기총도 한교연도 아닌 교회협(NCCK)에 가입돼 있는 진보 교단 기장 총회장이 추가 선임된 것을 두고 한기총과 한교연 통합을 넘어 '새로운 제3의 기구 탄생'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대해 추진위원인 예장통합 직전총회장 채영남 목사는 “감리교나 기장은 NCCK 소속인 만큼, 이 교단들이 함께 모이는 것은 보수와 진보의 연합이라고 할 수 있다”며 “한기총과 한교연의 통합이라기보다 24개 교단의 연합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진위원회는 다음달 5일 이날 회의에 불참한 한교연 대표단의 참석을 이끌어내 모임을 갖고 통합 논의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이날 모임 내용이 전해지자 종로 5가권에서는 한국교회교단장회의, 특히 예장통합 총회와 채영남 전 총회장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폭주했다.

한 목회자는 “저들이 추진하는 대로 가면 결국 한국교회 연합기구는 기존의 NCCKㆍ한기총ㆍ한교연 그리고 제3의 기구 등 4개가 된다”면서 “이것이 진정 그들이 말하는 한국교회를 위한 ‘연합’이냐”고 어이없어 했다.

이어 “현직 교단장을 제쳐두고 전임(기감 전용재, 통합 채영남, 기하성 최성규)이 대표로 참석하는 모임이 어떻게 교단장모임이냐”면서 “이는 전현직 교단장들의 친목단체에 불과한 저들이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공식기구가 되기 위해 발동한 탐욕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쓴소리 했다.

또 다른 목회자는 “전임 총회장은 대표랍시고 ‘제3의 기구’를 말하고, 현 총회장은 옵서버 자격으로 회의에 참석해 자신들이 주도하고 있는 한교연의 입장을 대변하는 예장통합의 무질서하고 2중적인 행보를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리고 “제3의 기구를 주도하는 것에 대해서 NCCK에 가서는 뭐라고 얘기할 것인가”라고 물은 후 “4개 연합기구 중 3개의 회원권을 가진 유일한 교단이 돼, 한국교회를 좌지우지하겠다는 생각이냐”고 물었다.

예장통합의 한 목회자는 “직전 총회장은 지난 회기 독선적으로 몇몇 이단 규정 인물 및 단체에 대해 이단해제를 ‘삼위 하나님’의 이름으로 선포했다가 총회원들의 탄핵 압력에 눌려 ‘취소 선언’을 함으로써 한국교회사에 씻을 수 없는 오명을 남긴 바 있다”면서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고 왜 이번엔 연합기구에 나가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중소교단의 한 관계자는 “양 기구 통합의 걸림돌을 제거하는 등 어떻게든 통합을 이뤄낼 생각은 안한 채, 중대형교단들끼리 연합기구를 만들어 한국교회를 ‘중대형 교단 대 중소교단’의 대립구도로 만드는 건 주님이 기뻐하시는 연합일 수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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