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와 극우주의, 혐오’ 주제 제10차 기독교사회포럼 열려

▲ 포럼 첫날(14일) 열린 김진호 목사의 주제발제 모습

최근 몇 년 동안 한국사회 위기를 설명하는 대표적 단어 가운데 하나가 ‘혐오’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런데 기독교계의 관점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우리 사회에 나타나고 있는 혐오들 중 극우적이고 폭력적인 혐오 정서의 전면에 보수개신교회가 있다는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14일과 15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 ‘2016 제10차 기독교사회포럼’에서다.

‘강강약약(강한 자에겐 강하고 약한 자에겐 약한 우리): 기독교와 극우주의, 혐오’를 주제로 서울 서대문 한백교회에서 진행된 이번 포럼은 김진호 목사(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의 주제강연과 여러 명의 패널이 참석한 주제마당 및 활동워크숍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기독교교사회포럼 측은 “2000년대 들어서 한국의 주류 보수개신교회는 자신들과 다른 정체성을 가진 이들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축으로 해서, 교회성장의 정체와 같은 교회 내부의 위기 조건들을 타개하는 데 주력해 왔다”고 평가했다.

대중들에게 이슬람에 대한 편견과 위험을 과장하는 한편 동성애자들을 향한 혐오를 적극 조장하는 것을, 약해진 자신들의 대사회적 영향력 회복과 교인 동원을 위한 정치적 도구로 활용해 오고 있다는 것이다.

주제발제를 한 김진호 목사는, 대중으로 하여금 극우적 정치의 열광에 빠져들게 하는 장소 곧 극우적 담론들이 생성되고 유통되며 확산되는 이른바 ‘극우적 대중정치의 장소’들 중 대표적인 장소로 보수개신교회를 꼽았다.

구체적으로는 △상당수의 극우성향의 개신교 교회들과 △한기총을 필두로 하는 교회연합체들 그리고 △에스더기도운동본부나 선민네트워크 같은 개신교계 극우 시민단체들을 지목했다.

김 목사에 의하면 최근 유럽의 극우주의가 이슬라모포비아를 축으로 한다면, 한국의 극우주의는 반공주의를 축으로 하고 있다.

물론, 동성애자나 무슬림에 대한 공포와 증오가 곁들여지곤 하지만, 공산주의에 대한 공포심을 생산하고 종북세력에 대한 적개심을 확산시키며 그것이 행동으로 표출되도록 부추기는 담론들이 난무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극우주의의 폐해 가운데 가장 심각한 것은 사회를 ‘우리’와 ‘적’으로 양분화하고, 그 간격을 극대화해 ‘적’에 대한 공격성을 드러내는 대중적인 이념의 프레임”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극우주의적 정치는 ‘적’의 색출에 초점을 두기에 대중의 안전이나 대중의 행복에 별 관심 없다”면서 “우리 사회의 극우주의에 대한 더 높은 경각심과 비판의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김 목사는 “극우주의 정부는 끝나더라도 극우주의적 대중정치의 장소들은 더 오랫동안 우리의 일상에서 혐오와 공격성을 부추기는 담론의 도가니로서 작동할 것”이라면서 “그러기에 이러한 것들로부터 사회를 지켜내는 일에 교회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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