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윤 교수, 정치 관련 얄팍한 기독교 신앙 내세우는 한국교회에 쓴 소리

▲ 인터뷰 중인 김세윤 교수(사진 제공: 미주뉴스앤조이)

세계적 신학자로 바울신학의 대가인 김세윤 교수(미국 풀러신학교)가 정치와 관련 얄팍한 기독교 신앙만 내세우는 한국교회에 쓴 소리했다. 본지 제휴 '미주뉴스앤조이'가 6일 게재한, 미국 대선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 기사에서다.

김 교수는, 인터뷰에서 미국이든 한국이든 대통령을 뽑는 것과 관련 그리스도인이 취해야 할 선택 기준으로 ‘후보자들의 삶과 내세우는 정책들이 기독교적 가치와 복음의 정신을 잘 담고 있는지 여부’를 제시했다.

정치적 현실에서, 후보자들 중 △누가 정직, 신실, 사랑, 겸손, 관용, 정의, 화평 등 기독교적 가치들을 더 많이 표방하고 △거짓, 불의, 착취, 독선, 배제, 차별, 갈등 등의 사단의 나라의 가치들을 덜 표방하는 가를 분별하여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김 교수는 “한국에서는 불행히도 그리스도인들이 기독교적 가치와 관계없는 지연, 학연, 소속 종교 등을 따지는 패거리 정신이나 개인적 이해관계에 따라 지지 후보자를 정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쓴 소리 했다.

특히 김 교수는 “복음에 대한 깊고, 넓은 이해를 갖지 못하고 신학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갖추지 못한 다수 그리스도인들이 한두 가지 비교적 단순한 이슈와 관계하여 후보자들을 평가하곤 한다”면서 “한국엔 '종북' 논리가, 미국엔 '동성애'와 '낙태' 이슈가 있다”고 밝혔다.

이런 점에서 김 교수는, 이명박과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당선시키기 위해 총력전을 펼친 근본주의 성향의 한국교회는 신학적ㆍ지성적ㆍ윤리적으로 ‘한심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명박은 장로라는 이유로 대다수의 기독교인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아 대통령이 된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는 부시와 같이 복음과 기독교 가치들에 대한 이해가 아주 부족한 사람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래서 김 교수는 “이명박은 그가 재임한 5년 동안 기독교적 가치들을 그의 정책이나 정치 행위에 전혀 나타내지 못하고, 도리어 아주 피상적인 기독교 패거리 정신만 나타냈다”면서 “그가 재임한 5년 동안 도대체 기독교적 가치가 어디에 나타났는가”라고 물었다.

특히 김 교수는 “‘고소영’으로 대변되는 기독교 패거리 정치는 다른 종교인들게 반감만 사 (다종교 사회인 한국사회의) 국론을 분열시켰다”면서 “이명박은 한국에서 기독교를 ‘개독교’로 비판받게 하는 데 큰 공헌을 한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김 교수는 “4년 전 박근혜에게 투표할 때도 마찬가지였다”면서 “그가 과연 하나님나라의 가치들을 삶으로 보여 줬고, 그것을 약속하는 정책들을 담아냈고 실천했는가”라고 물었다.

특히 김 교수는 “박근혜의 성장 과정을 보면 이미 지금의 재앙은 프로그램된 것이었다”면서 “아버지의 군사독재만을 보고 자란 사람이며, 부모를 흉탄에 잃은 트라우마로 심리적으로 사회적으로 정상적인 성장을 하는 데 있어 큰 장애를 겪은 사람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교수는 “기독교 가치는 고사하고,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와 가치를 체화하지 못했음에도, 한국교회는 그런 점을 보지 않고, 오랜 군사정권이 조장해 온 비민주적 정신, 그리고 냉전 사고에 사로잡혀 그가 내세운 오직 ‘종북’ 척결만을 이슈로 삼아 그를 지지해 대통령이 되게 하는 데 큰 공헌을 했다”고 쓴 소리 했다.

나아가 김 교수는 “(박근혜 정권은) 복지 확대하다 망했다는 남미 국가들만 들먹이고, 복지 확대로 도리어 더 견실한 경제성장과 사회 화평을 이룬 서구 민주주의 모범 국가들은 외면한다”면서 “이웃 사랑의 정신으로 더불어 잘 살고, 인권과 정의와 화평을 기본적 가치로 추구해야 하는 교회가 왜 그 반대 가치들을 표방하는 정치인들을 지지하는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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