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복음병원 압수수색, 후배 목사들 7계 범한 소식을 접하고

마음이 아프다. 아픈 마음 둘 곳도 없다. 들려오는 소식들이 왜 모두 마음 아픈 소식들뿐인지,

복음병원의 안타까운 소식에다 유능하고 기대되던 후배 목사들이 7계 문제로 무너졌다는 소식들. 장마의 덥고 습한 공기처럼 짜증까지 나게 만든다.

화도 나는데 어디, 누구를 향하여 내야할지 몰라서 당황스럽다.

고신의 정치 1번지인 송도, 고려학원이사회에서는 반갑고 기쁜 소식은 거의 없고 짜증나고 화나는 소식들만 많다. 이상하게도 그곳에서는 단순한 일도 복잡해지고 작은 일도 큰 일로 변한다.

그러더니 며칠 전에는 장마 때 벼락 치듯 산하 병원에 44명의 수사관이 몰려와 압수수색을 벌렸단다. 일반인들은 어디서 4자 하나만 보아도 기분나빠하는데 44명이나 되는 많은 수사관들이 들이닥쳤다니 참 기가 막힌다.

그곳이 급습하여 일망타진해야 할 범죄의 소굴이라도 된단 말인가? 지나간 이야기지만, 나는 15,6년 전쯤 도산하기 직전의 김해복음병원 변두리에서 욕망의 소굴 같은 모습을 언뜻 본 적이 있다.

그때 젊은 가슴에 얼마나 많은 분노가 치솟았던지 모른다. 그래서 그 때까지는 내 사전에서 찾을 수 없었던 데모라는 것도 해보고 운동권 사람들처럼 떠들며 법석거려보기도 했었다.

당시는 의료인들의 문제가 아니라 주로 병원을 둘러싼 교회 지도자들의 문제였다. 그 뒤 복음병원은 부도를 경험했고 송두리째 무너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 덕택에 반성과 회개의 분위기가 조금은 일어나는 것 같기도 했었다.

그런데 그동안 많이 좋아진 줄 알았는데 별 변화는 없었던 모양이다. 서로 시비하며 여전히 시끄럽더니 결국 터졌다. 의사들도 여전히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불행이 닥치려면 한꺼번에 닥친다더니 44명의 수사관들이 복음병원에 밀어닥쳤던 그날, 어느 인터넷 신문에는 “스타 목사, 여고생에 성관계 강요 시인”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나는 연이어 가슴이 철렁했다.

이 기사의 주인공은 이미 20년 가까이 청소년들을 위한 사역을 열심히, 그리고 매우 잘해온 목사다. 나는 그 사역이 시작될 때부터 미력하나마 직간접으로 관여했다. 그는 크게 기대됐던 후배 목사였다.

그리고 기대 이상으로 그는 잘해냈다. 그가 대표로 있던 「Rise up Korea!」는 규모에서나 중요성에서나 「선교한국」에 비길만한 단체와 운동이 되었다. 호사다마라던가? 그가 성문제로 넘어졌다니! 너무나 안타깝고 답답하다. 누가 이 사망의 몸에서 우리를 구원하랴!

이런 안타까운 소식은 한두 달 전에도 들은 것이 있다. K 목사, 그는 지방 도시에서 일반 목회를 하던 목사다. 신앙도 좋고 성품도 좋고 목회도 잘 하던 목사다. 후배지만 존경했고 내가 은퇴 전에 후임자를 생각하며 기도할 때면 가끔 떠올렸던 중년 목사다.

그런데 뜻밖에 그도 7계 문제로 사면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정말 안타깝다. 음란 귀신이라도 눈에 보인다면 요절을 내고 싶다.

고신, 너는 어디로 가는가? 신앙과 생활의 순결을 부르짖으며 일어섰던 네가 지금은 왜 이리도 초라해졌는가? 바리새인들 이상으로 고상해지고 싶어 몸부림치던 네가 어디에서 떨어져 세상 사람들의 조소꺼리가 되었나?

여호와의 이름 앞에서 떨며 의를 추상같이 세우고자 했던 네가 어쩌다가 크지도 않은 맘몬의 힘 앞에 머리를 숙이는 비겁한 자가 되었나? 순교정신은 어디 가고 이렇게도 쉽게 무너지나? 슬프다.

[본지 제휴 <코람데오닷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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