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ible Society Record’ 1885년 5월호에 실린 이수정의 주기도문이 그것

▲ 박용규 교수가 이수정의 주기도문이 실린, 미국성서공회 간 ‘바이블 소사이어티 레코드’ 1885년 5월호를 공개하고 있다.

한국인에 의해서 최초로 번역된 것으로 추론되는 한글판 주기도문이 최근 발견 돼 관심을 모은다.

교회사학자 박용규 교수(총신대)는 20일 오후 영락교회 한경직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인이 번역한 최초의 주기도문으로 추론되는 이수정(李樹廷·1842∼1886)의 한글 주기도문을 미 뉴헤븐대 고문서실서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박 교수는 “지난해 여름 미국 동부 뉴헤븐대 고문서실에서 한국 관련 자료를 찾던 중 이 자료를 발견했다”며 이수정의 주기도문이 실린, 미국성서공회에 의해 발간된 잡지 ‘바이블 소사이어티 레코드’(The Bible Society Record, 이하 BSR) 1885년 5월호를 공개했다.

BSR에 게재된 이수정의 주기도문은 그가 직접 한글로 쓴 것을 미국성서공회에 보냈고, 미국성서공회가 이를 ‘The Lord's Prayer in Corea’(한국어 주기도문)이라는 제목으로 소개한 것으로 전문은 다음과 같다.

“BSR 독자들은 주기도문의 새 번역의 표본, 특별히 주기도문이 현재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첫 기독교 개종자 가운데 한 사람인 이수정이라는 번역자가 손으로 쓴 주기도문 사진(팩시밀리)이라는 사실을 안다면 독자들은 확실히 그 주기도문을 흥미를 가지고 볼 것이다.

만주 우장에서 사역하고 있는 한 스코틀랜드 선교사가 그가 서쪽 국경에서 확보할 수 있는 도움을 받아 신약성경 일부를 번역했다. 그러나 이수정의 번역(work)은 완전히 그것과 독립된 독자적인 번역이다. 그의 마가복음 번역이 요코하마에서 출판됐으며 다른 복음서들도 거의 인쇄단계에 있다. 그리하여 성경을 광범위하게 배포하고 다른 국가들도 우리 주님께서 그의 제자들에게 어떻게 기도하라고 가르쳐주셨는지를 알려 줄 준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박 교수는 “이수정 역 주기도문은 한국인 최초의 주기도문 번역이자 독자적으로 진행된 번역이라는 의의를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존 로스의 주기도문에는 생략된 ‘대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라는 구절까지 번역이 돼 있어 더욱 완성된 주기도문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수정은 1882년 박영효의 수행원 자격으로 도일한 이듬해 일본 기독교인이자 농학자인 츠다센을 만나 복음을 접했으며 1883년 4월 세례를 받았다. 이후 미국성서공회 루미스 선교사 등의 권유를 받아 성경을 한글로 번역했다. 언더우드 선교사는 이 성경을 들고 내한했다.

첫 선교사가 입국하면서 그 나라 말로 번역된 성경을 갖고 온 사례는 한국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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