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파교회 김기석 목사, 평화목회 세미나서 ‘설교관’ 피력

“예수님의 설교는 전부 다른 세상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설교란, 설교를 듣는 사람이 다른 세상을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입니다.” 

▲ 18일 평화목회 세미나에서 강의 중인 김기석 목사

“예수님의 설교, 전부 다른 세상에 대한 이야기였다”

교회력과 해석학을 기반으로 성서 텍스트를 다각적. 중층적으로 접근하는 설교를 한다고 평가 받는 몇 안 되는 설교자 중의 한 명인 김기석 목사(청파교회)가 자신의 설교관을 피력했다.

18일 서울 북아현동 기독교대한감리회 아현교회(조경열 목사)에서 개최된 ‘평화목회세미나’에서다.

‘설교와 평화 감수성’이라는 주제로 강의한 김 목사는 “예수님의 설교는 전부 다른 세상에 대한 이야기였다”며 “따라서 설교는 교인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교인들이) 다른 세상을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소비문화를 통찰하면서 다른 세상을 상상하게끔, 즉 “예수 잘 믿으면 재화가 늘어난다”고 얘기함으로써 사람들의 욕망의 그릇을 크게 만들 게 아니라 “예수 믿고 구원받은 이들의 삶은 평화를 만들고 생명을 북돋는 삶이 돼야 한다”고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설교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김 목사는 ‘해석학적 투쟁을 통해서 성경이 갖고 있는 본래의 메시지를 회복하는 것’을 꼽았다. 

다른 세상을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기 위해서, 목회자는 교인들 삶의 구체적인 현실을 치열하게 들여다보고 그 속에서 작동하는 성경의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상투적인 성경해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에 “예수님의 싸움은 성경이라는 똑같은 텍스트에 대한 해석의 싸움이었다"면서 상투적인 해석에의 저항을 통해 성경이 가지고 있는 본래의 메시지를 회복할 것을 설교자들에게 요구했다.

이후 설교자들에게 필요한 것으로 김 목사는 ‘재맥락화 능력’ 곧 ‘성경을 삶이라는 맥락 속에 위치시키는 능력’을 꼽았다. 화해, 용서, 나눔과 같은 모든 말들이 실제로 내 삶속에서 작동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설교 전달능력’을 꼽았다. 설교를 듣는 사람들의 신앙이 삶으로 고백되지 못하는 것은 설교자의 설교가 일상 언어로 번역되지 못한 탓인바, 종교적 언어의 범위를 넘어서 일상의 언어로 설교를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교인들은 교회담론 안에서는 편안함을 느끼지만 교회담론이 통하지 않는 곳에서는 그 곳에 맞춰 살아가기 십상”이라며 “설교자의 어휘가 좀 더 커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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