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들의 진정한 쉼을 위해 제 사역을 모든 것을 걸려 합니다”

교회 개척을 준비하던 중 세상 사람들 표현을 빌리면 운명적 이끌림(크리스천 언어로는 하나님의 예비하심과 인도)에 의해서 말 그대로 작은교회의 후임자가 돼 인생의 후반전을 같 시작한 목회자가 있다. 인천 계양구 임학동에 소재한 쉼터교회(예장통합 소속) 염흥룡 목사가 그 주인공이다.

나름 늦깎이로 신학교를 졸업한 후 20년 가까이를 부교역자로 사역했던 염흥룡 목사가 쉼터교회 후임으로 부임해 담임 목회자로서 자신의 후반기 사역을 하게 된 사연을 듣는 사람은 누구나 ‘운명적’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서울에서 나고, 자라서 결혼하고 부교역자로 살면서 가정을 꾸려왔기에 부교역자 생활을 마치고 개척을 준비하면서도 서울 외의 지역은 전혀 염두에도 없었던 그가 아무 연고도 없는 인천지역에 발을 딛게 되고, 전투기 조종사가 실제와 똑같은 모의전투기(시뮬레이터)에서 훈련을 받은 후 실제 비행에 임하듯 6개월여 지금의 교회와 거의 같은 규모와 환경의 교회에서 협동 목사로써 마치 담임목사와 같은 훈련을 받는 도중, 그가 개척하면 붙이려고 했던 교회명(쉼이있는교회)과 거의 같은 이름의 교회로 오게 되었다.

1969년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서 태어난 염흥룡 목사는 초등학교 3학년 때 교회에 처음 출석했다. 어머니가 아시는 분의 전도로 가족 전체가 처음 나간 교회(수동교회, 서울 방이동 소재)가 개척교회로 본의 아닌 개척 멤버로 신앙생활을 시작하였다.

중학교 때 부친이 사업 실패로 돌아가신 후 가정의 경제적 사정이 많이 어려웠다. 바로 위의 형이 대학을 졸업한 후 목회자가 되겠다는 생각에 신학대학원에 진학을 했다. 마침 아는 분의 권유로 본인이 운영하던 작은 가게(수퍼)를 맡게 되었다.

가게 일을 하면서 몇 년의 시간이 흐르자 그의 마음에는 기쁨이 사라지고 대신에 ‘지금의 이 자리는 내가 있어야 할 자리가 아니다’하는 생각에 먹먹함이 자리를 잡았고, 그 정도는 깊어갔다. 시간이 지나자 이 먹먹함은 뭔가에 대한 동경 내지는 열망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 열망, 그 끓어오름이 어린 시절 ‘교사가 되어야 겠다’고 하는 꿈이 아니라,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전도사로 사역하는 작은 형을 보면서 ‘목회자가 되고 싶다’는 꿈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그는 가게를 접고 신학대학(서울장신대)에 진학했고, 신대원(장신대)을 거쳐 2006년 36세의 나이에 목사 안수를 받고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의 목사가 돼 예사랑교회, 신성교회, 중곡동교회 등에서 부교역자로 사역했다.

신학대학 과정에서는 물론 신대원 과정에서 그는 ‘주경야독’과 같은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 경제사정 때문이다. 특히 신학교 졸업하는 해 결혼을 했기에 어린이집 교사로 자신의 신대원 학비와 가정 경제를 책임지던 아내의 짐을 덜어주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의 가게 운영과 학교에 가지 않는 날 및 방학 동안의 아르바이트(특히 방학 중에는 인력시장에 나가서 일하는 이른바 노가다 용역))는 가정 경제에 도움을 주기도 했지만, 제가 성도들의 삶의 현장을 체험을 통해서 이해하게 해 주었다는 점에서 저의 또 다른 ‘인생의 스승’이 되어 주었습니다.”

염 목사는 2014년 12월 부교역자 생활을 접고 단독 목회의 길을 나서야만 했다. 섬기던 교회에 후임 목사로 온 목회자와 나이차가 얼마 나지 않아, 사의를 표명하고 교회를 나올 때가 40대 중반에 접어 들었다.

새벽마다 자신의 새로운 목회의 길을 놓고 기도하던 중 2015년 부활절 무렵 아는 목사님으로 부터 ‘몸이 아프니 교회를 도와 달라’는 부탁을 받고 6개월여 경기도 부천에 있는 작은교회에서 협동 목사로 사역을 했다.

그러던 중 2015년 12월 지금의 쉼터교회를 친구 목사에게 소개를 받았다.

쉼터교회를 개척한 목사님은 자신이 남은 인생을 목회자로써가 아니라 남은 인생을 선교사로써 마치고자 후임 목회자를 찾고 있는 교회였다.

별 생각 없이 아내와 교회를 들렀던 염 목사는 먼저 교회 이름이 ‘쉼터교회’인 것에 놀랐다.

성도들의 힘든 삶을 몸소 체험을 통해서 누구보다 잘 알기에 교회를 개척하면 ‘쉼이 있는 교회’로 이름을 짓고 이름대로 육신의 쉼과 영혼의 쉼을 동시에 주리라고 생각했는데 그 이름과 비슷한 이름의 교회였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규모와 분위기가 6개월 간 협동목사로써 돕던 교회와 너무도 흡사해서 또 한 번 놀랐다. 

“어쩌면 하나님께서 이 교회로 저를 보내시기 위해서 지금까지의 제 삶이 있게 하시지 않았나 생각돼 살짝 소름이 돋았습니다. 목사님의 권고와 성도님들의 선의를 받아들여 비록 6 가정 뿐인 작은 교회지만 후임 제안을 기꺼이, 아니 감사함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리하여 2015년 5월 쉼터교회 담임으로 부임한 염흥룡 목사의 작은교회 목회사역이 시작됐다. 성도들의 참된 쉼을 위해 자신의 인생 하프타임 이후 후반전 사역을 올인하려는 염 목사를 통해서 맺어질 아름다운 사역의 열매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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