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교회 당회 “논문 표절했다”.. ‘사퇴약속 준수 운동’ 움직임도

논문 표절 의혹을 받아 온 오정현 목사가 ‘논문 표절’에 대한 책임을 지고 6개월 동안 자숙의 기간을 갖기로 했다. 또한 이 기간 동안 사례의 30%를 받지 않을 뿐 아니라, 향후 사역에서 당회가 제시하는 사역의 가이드라인을 준수키로 했다.

하지만 교회 일각에서는 표절이 확인된 이상 ‘표절이면 담임목사직을 사퇴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사퇴약속 준수 운동’ 움직임도 있어 관심을 모은다.

▲ 주일 오전 당회가 열리는 시각에 교회 마당에서는 일부 교인들이 당회의 바른 결정을 위해 기도하는 모임을 가졌다. (사진출처: 사회넷)

“표절 시비 대처에 있어서 언행과 처신 적절치 못했다”

오정현 목사 논문 표절 문제 조사를 위해 구성된 ‘7인 대책위원회’의 보고를 받은 후, 사후 처리 문제를 놓고 무려 3일간 밤마다 격렬한 논의를 벌여온 사랑의교회 당회가 17일 (오정현 목사 논문 표절에 관한) ‘당회의 입장’을 발표했다.

사랑의교회 당회(이하 당회)는 먼저 발표문에서 오정현 목사의 논문이 표절이라는 사실 확인과 함께 표절 시비에 따른 대처에 있어서 적절하지 못한 언행과 처신이 있었음을 확인해 주었다. 

당회는 “대책위원회의 진상규명 결과를 바탕으로 담임목사가 1998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소재 포체스트룸대학에서 취득한 박사학위 논문이 여러 종의 저서 일부를 표절하였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또한 당회는 “표절 시비와 이에 따른 대처에 있어서 예수님의 제자로서의 삶을 강조하며 성장해온 사랑의교회 담임목사로서 적절하지 못한 언행과 처신으로 인해 많은 성도들은 물론 한국 교계와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고 덧붙였다.

권영준 조사위원장에겐 대내외 노출 책임 물어

당회는 이어 “담임목사는 포체스트룸대학의 철학박사 학위와 바이올라대학의 목회학박사 학위를 내려놓기로 하고 ‘이 모든 일에 하나님 앞에서 전적으로 회개하며, 그동안 고통 받은 사랑의교회 성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당회에 표명했다”면서 오정현 목사가 당회에 한 약속 내용을 공개했다.

오정현 목사는 사랑의교회 명예를 실추한 책임을 지고 △자발적으로 6개월간 진정한 회개 및 자숙과 반성의 기회를 갖고 △동기간 중 사례의 30%를 자발적으로 받지 않으며 △사역을 함에 있어 당회가 제시하는 사역의 가이드라인을 준수한다는 것이 그것들이다.

당회는 논문 표절 관련 문제를 대외에 알린 ‘오정현 목사 논문 표절 의혹 조사위원회’ 위원장 권영준 장로와 사태 발생 후 적절치 못한 처신을 한 K부목사에 대한 입장도 피력했다.

당회는 “권 장로는 담임목사 논문 표절 의혹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적절치 못한 절차와 방법으로 배포함으로 대내외 물의를 일으킨 책임이 있다”며 “권 장로에게 당회에 공개 사과할 것과 자숙할 것을 권면했다”고 밝혔다.

또한 당회는 “K 목사는 본 건과 관련해 부적절한 처신을 했는바, 이는 부교역자로서 담임목사를 올바르게 보좌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며 “교회와 당회 앞에 사과하고 징계를 받는 것이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K 목사의 부적절한 처신이란, 논문 수정을 하기 위해 남아공 포체스트롬대학(현 노스웨스트대학교)을 두 번이나 방문해 논문을 수정하고 표절의혹을 무마한 행위를 말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표절이면 사퇴” 발언 당회 회의록에도 기록돼 있어

하지만 이날 당회의 입장 발표가 사랑의교회 사태를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오정현 목사가 조사위와의 면담 과정에서 ‘표절일 경우 담임 목사직을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힌바 있기에 당회의 결론이 표절로 난 이상 이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다.

그동안 오 목사에게 논문 표절과 관련 강하게 ‘담임 목사직 사임’을 요구해온 한 인터넷 카페도 입장발표문을 내고 “본인이 공언한 바와 같이 표절이 확인 됐으니 이제 그만 자진 사퇴하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카페는 “즉시 자진 사퇴하지 않는다면 교회 개혁인사와 단체들과 함께 본격적으로 표절확인에 따른 사퇴약속을 지키라는 효과적이면서 실제적인 운동을 펼쳐가겠다”고 천명했다.

최근 권영준 장로가 공개한 조사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오 목사는 조사위원들 앞에서 “논문에 대해 표절이나 대필의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지도교수 2분 중에 한 분은 아직도 살아계시고, 양심과 명예를 걸고 떳떳하게 본인이 작성한 논문임을 밝힌다”면서 “추후에라도 대필이나 표절 등 그 어떤 부정직한 증거라도 나온다면 담임목사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오 목사는 지난해 7월 13일 당회에서도 이와 같은 내용의 발언을 했고, 이날 발언은 당회 회의록에도 기록돼 있다고 한다.

당회의 이번 결정에 실망한 많은 교인들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더욱 결집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오 목사 사퇴약속 준수 운동'이 얼마만큼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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