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저녁 뜻 깊은 만남이 있었습니다.

유럽의 점증하는 난민, 이주민 상황의 해결과 교회의 선교과제에 대해 연구프로젝트 (Forschungsprojekt)를 진행하는 분과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인터뷰를 요청해 온 엘리자벳 라우크홀츠(Elizabeth Rauchholz) 연구자는 독일교회  남태평양지역 선교사 자녀로 괌(Guam)에서 태어나 미크로네시아, 일본, 미국 등지에서 성장하였으며 지난해 한국에도 다녀온 본인 자신이 이주민의 삶과 문화를 겪은 인류학도였습니다.

저녁 시간에 만나 식당을 가득 메웠던 손님들이 다 가고 저희가 앉은 테이블 만 남도록 늦은 밤까지 현재 유럽이 직면한 상황과 선교과제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처음에 라는 서적의 내용을 중심으로 이주민의 자녀들 특히 선교사자녀들(MK)이 지닌 제  3의 문화와 의식구조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점차로 고국을 오랫동안 떠난 성인 이주민 역시 그러하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 하였습니다.

대개 다문화주의(multiculture), 상호문화주의(interculture)를 기반으로 이주민들의  현지 주류사회에의 사회통합(Integration)을 말하는 데, 정보의 확산과 유통이 이전  시대와 비교할 수 없는 현대사회에서는 transcultural한 자의식을 지닌 개인, 사회에  대한 접근이 필요함을 공감하기도 하였습니다.

더 나아가 유럽선교, 유럽교회의 회복을 위해서는 한국교회 등의 비서구교회가 지닌 은사와 경험을 직접적으로 유럽 현지교회에 이식하기보다는 상호간의 성숙한 파트너쉽(mature partnership)을 통해 서로 배우고 존중하며 영적인 영향력을 주고받으려 할 때 성령께서 역사하신다는 데에 인식을 공유하였습니다.

그리고 유럽에 도래하는 난민상황은 휴머니즘 적인 접근 외에 분명히 선교적인 기회와 도전임을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오늘 만난 분은 OM 선교회 영국 버밍햄센터 사역자로 대표적인 복음주의 선교단체에서 일하는 분입니다.

그런데 이제껏 저의 짧은 경험과 소견에서 보면 사역현장에서 진정으로 이 시대의  문제를 의식하며 교회의 선교를 치열하게 고민하는 분들은 자신들의 소속단체인 이른바 에큐메니칼 진영과 복음주의 진영이라는 관점을 넘어서 거의 동일한 인식과  실천방안에 도달하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지금은 치열한 영적 전쟁의 현장인 이 세계 안에서 그루터기 남은 자로서 교회의 사명이 전 지구적으로(Glocal)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점입니다.

있는 자리에서 국지적으로(local)으로 행하되, 국제적인(global) 의식을 지니고 ‘하나의 세계사’를 이끄시는 하나님의 경륜에 순명하는 것이 사역자의 바른 자세입니다.

오늘 대화중에도 처음 뵙는 분임에도 그간 같은 문제를 고민하며 해결을 위해 실천해온 동역자임을 느낄 수 있어서, 장시간 대화에도 고단함이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동력이 재충전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간 유럽선교 사역현장에서 익혀온 좁은 경험과 인식이 오늘의 유럽의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 시대에 교회의 교회됨을 구현하고자 애쓰는 동역자들(Mitwirkende)의  수고와 합류(合流)하여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를 이루어 드리는 데에 쓰임받기를 소망합니다.

▲ 난민, 이주민 사역자와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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