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와 사회 새 방향' 기독교학술원 월례 발표회 duffu

제50회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 월례기도회 및 발표회가 지난 15일 오전 7시 이라는 주제로 신반포중앙교회에서 열렸다. 이번 발표회는 박형용 박사(전 합신대 총장)가 “한국교회에 바란다”, 민경배 박사(백석대학교 석좌교수)가 “한국사회에 바란다”, 그리고 한영태 박사(전 서울신대 총장)가 “청소년에 바란다”라는 주제로 삼인 삼색 원로들이 한국교회와 사회를 향한 바람을 피력했다.


순교의 열정 레드 컬러 박형용 박사

먼저 박형용 박사는 한국교회가 지켜야만 할 정신으로 ‘순교 정신’을 들며 피와 같이 붉은 열정적인 강의를 이어갔다. 그는 우상 숭배와 같은 신사참배를 거부한 한국교회의 유산을 지켜 나가 달라고 다음과 같이 당부했다.

일제의 압력에 밀려 1938년 2월부터 9월 총회가 열리기까지 전국의 23개 노회 가운데 17개 노회가 일제에 굴복하고 신사참배를 찬성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해 1938년 9월 9일 평양 서문밖교회에서 열린 제 27회 조선 예수교 장로회 총회가 소집되었다. 100여명의 일본 경찰의 삼엄한 감시 속에 열린 총회는 공포 분위기 가운데 미리 짜 놓은 각본대로 의사진행을 했고 한 총대가 신사 참배를 국민의례로 인정하자는 동의를 하자 새로 선출된 총회장 홍택기는 즉시 가부를 물었다. 가부를 묻는 물음에 소수가 “예”라고 답을 했는데도 총회장은 반대의견이 있는지 묻지도 않고 황급히 동의대로 가결 선포를 하였다. “회의가 끝나자 부 총회장인 김길창 목사를 비롯하여 23명의 총대들이 평양의 신사로 직행하여 참배하였다. 이리하여 장로교회마저도 일본의 신사참배 강요에 공적으로 굴복하고 말았다.” 선교사 배위량 (W.N. Blair) 한부선 (Bruce F. Hunt)등이 신사참배 결의가 불법이라고 외쳤으나 소용이 없었다.

그 당시 신사참배(神社參拜)를 반대하는 교역자와 교인들의 수 도 많았다. 신사참배 반대자로 순교한 이들은 주기철 목사, 최봉석 목사, 박관준 장로, 박의흠 전도사, 서정명 전도사 등 50여명이며, 신사참배를 반대함으로 옥고를 치르고 출옥한 이들은 이기선 목사, 주남선 목사, 한상동 목사, 채정민 목사, 방계성 전도사, 이인재 전도사, 김린희 전도사, 손병복 전도사 등 50여 명이었다. 1939년 4월 주기철이 세 번째로 검속되었을 때 이기선 목사, 채정민 목사는 서북 지방에서 신사참배에 반대하는 많은 목사와 평신도들을 규합하여 1940년 3월 다음과 같은 결의를 하고 신사참배 반대 운동을 조직화하였다.

⓵ 신사 참배 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키지 말 것.
⓶ 신사 불 참배 운동을 일으켜서 현실 교회를 약체화 내지 해체시킬 것.
⓷ 신사 불 참배 신도를 규합하여 가정 예배를 보며 그것을 육성하여 교회를 신설할 것.

여기서 자세하게 언급할 수 없지만 일제 강점기와 6.25 남침으로 인한 공산당 점령기간에 수많은 목사들과 성도들이 믿음을 지키기 위해 순교했다. 순교한 성도들의 삶은 자신의 생명보다 말씀을 순종하고 하나님을 소유하는 것이 더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한국교회는 믿음의 선진들이 생명을 바쳐 지킨 순교의 정신을 이어가야 한다. 박 박사는 또한 기도의 열정을 계승하며, 성경 중심, 말씀 중심의 신앙 정신을 이어가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또한 한국교회가 버리고 개선해야 할 7가지를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1) 객관적 계시인 성경보다는 주관적 경험을 더 중시하는 경향을 경계해야 한다.
2) 기복신앙의 조장으로 축복받기 위해 헌금하는 경향을 버리라.
3) 인간의 감정을 촉발하여 황홀경을 추구하는 예배를 영과 진리의 예배로 개혁하라.
4) 목사의 직분에 대한 잘못된 이해를 바로 잡아야 한다.
5) 예배드릴 때 시편 교독은 가능하나 설교 본문 교독은 하나님의 권위를 침범하는 것이다.
6) 예배드릴 때 목사가 가운을 입는 일과 성찬 집례 시 가운을 입고 흰 장갑 끼는 일은 개혁주의 전통이 아니다.
7) 교회 내에 잔존하는 무자격 신학교, 목사직 세습 등 여러 가지 잘못된 행태를 변혁시켜야 한다.

우리는 역사의 교훈을 마음 깊이 새겨야한다. 그리고 우리의 잘못은 고치고 버릴 것은 버려야 한다. 우리는 항상 성경말씀에 비추어 우리의 모습을 점검해야 한다. 하나님의 축복으로 이만큼 성장하고 쓰임을 받고 있는 한국교회에 대해 성급한 평가를 하는 것은 잘못이다. 우리는 먼저 하나님께 감사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항상 겸손, 겸손, 또 겸손의 자세로 우리의 연약성을 개선하여 하나님의 교회를 든든히 세우고 하나님 나라의 확장에 쓰임을 받아야 한다.

자긍심의 퍼플 바이올렛 민경배 박사

두 번째로 민경배 박사는 한국사회를 향해서 자긍심을 가지라고 바이올렛 컬러로 다음과 같은 강의를 했다. 민 박사는 일제치하 1924년 일본의 기독교인 장로로서 중의원(衆議院) 대의사(代議士)이던 마쯔아먀(松山常次郞)의 일화를 들었다.

“한국인들은 화합일치를 하지 못한다. 남선인(南鮮人), 북선인(北鮮人), 서선인(西鮮人), 각개의 사이에 있어서 세력전(勢力戰)이 일어나 사분오열(四分五裂) 이상의 혼란(混亂)정태(情態)를 현출해서 결국 내지(內地)의 정당에 포함하게 되는, 그런 일이 벌어지게 될 것이 뻔하다.”

민 박사는 오늘날 한국사회의 정치행태가 마쯔아먀의 말과 유사하다고 일침을 놓으며, 이런 이념갈등과 정치적 갈등은 한국인의 자긍심을 떨어트리는 대표적인 요소라고 전한다. 한국인은 마쯔아먀의 말과 같은 그런 민족이 아니다.

지금 한국은 세계 지배기구, UN. WB. IMF. 그리고 FSB 넷 중에서 2기구를 장악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3년 여름에 “한국보다 헌신적인 나라 없다”고 하면서 이런 나라를 가장 강력한 혈맹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 자랑스럽다는 말을 한다. 힐러리 클린턴은 미국 국무장관시절 2011년 6.25 기념일을 맞아 “내 일생에 한국의 성장을 지켜본 것은 실로 감명적인 사건이었다.”고 하였다. 최근 CNN은 “세계의 미래를 보려면 한국을 보라”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 “골드만삭스”는 2005년에, 한국은 통일이 되면 2050년에 미국을 제외하고는 일본, 영국, 독일, 불란서를 다 능가할 것이고, GDP는 6조 달러에 이를 것이라 전망하였다.

역사적으로도 우리는 활자의 세계 최초 발명(1234), 한글의 디지털 구성(1446), 최초의 세계지도(1402), 9세기 초 최초의 동해-남중국해-인도양을 잇는 항로의 개척(9세기), 그런 것으로 빛난다. 더구나 한국의 기독교는 한국사회뿐만 아니라 세계에 거대한 기여를 할 것이라는 사실을 1882년 북장로교 선교본부가 대서특필한다.

“한국의 기독교는 그 복음의 수많은 결실들로 반드시 부강해 지고, 그리고 심지어 강대국이(even a powerful nation) 될 것입니다.”

기독교의 세계적 기적을 이룬 발전으로 세계사에 미칠 영향에 대하여서는 영국의 거대신문 “만체스터 가디언” 지가 1994년에 이런 말까지 한다. 곧 한국이 기독교의 열기에 힘입어 구원의 실제적 중심이 될 것이라고 하면서, 한국이 세계의 종말이 오기 전에 기독교의 영도국이 될 것이라는 말을 거리낌 없이 하고 있었다.

우리는 대단한 가능성의 나라이다. 문제는 그런 의식을 우리 국민이 가지고 있느냐 하는 문제이다. 우리는 <5030> 6-7위권이다. 2010년 일본 <아사히신문>은 <한국인이 자기들 나라가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고 있다>고 보도한 일이 있다. 다들 우러러 보는 민족이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자존감이다. 자기 확인이다. 우리가 자긍심만 확실히 가진다면 이런 사회적인 자포자기식 억지자세는 없어질 것이다. 일종의 Noblesse Oblige가 있어야 한다. 넉넉한 자심감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그때 우리는 드높은 수준의 사회생활을 이루어나갈 수 있다.

우리는 지금 세계적인 강대국으로 등장하고 있다. 역사적으로도 그런 것이 입증되고 있다. 그런 선도적 위치에 선 것을 확인하고 자존감을 품어야 한다. 그리고 그런 대단한 가능성의 씨종을 계승(繼承) 확장하여야 한다.

정치는 현 국제정세에 눈 돌리고 한국위상을 창달해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는 자그마한 예의로 사회분위기를 상승시킬 수 있다. 그리고 좋은 일을 찾아 온 국민이 떼 지어 환호하는 축제를 찾아 다 함께 어울리는 일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각자의 직분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타인의 영역에 존경으로 대하면 우리사회는 세계주도의 견실한 리더십으로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먹구름 넘어 푸른 하늘빛을 보라 한영태 박사

마지막으로 한영태 박사는 한국의 청년들을 향해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갖고 살자며 푸른 하늘빛과 같은 강의를 다음과 같이 이어갔다. 새해가 되면 덕담이 오가고 희망과 설렘으로 가슴을 채워야 하는데, 반대로 희망을 막아버리는 절벽 이야기가 판을 친다. 재정지출이 줄어들면서 나타나는 “재정절벽”, 소비활성화 대책의 종료에 따른 “소비절벽”, 청년취업난이 가중될 “고용절벽”, 쓸 만한 카드를 다 써버린 “정책절벽”, 올해로 생산인구가 정점을 찍는 “인구절벽” 그리고 거기 더하여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의 갈등으로 말미암은 “세대절벽”이라는 단어들이 그것이다.

2015년 정부가 발표하는 청년 실업률은 평균 10%대를 오르내리고 있지만, 체감 실업률은 그보다 훨씬 높은 20~30%로 보고 있다. 대학을 졸업한 청년 4명 가운데 1명은 일하지 않으면서 교육도 훈련도 받지 않는 이른바 ‘니트족(NEET)’이라고 한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간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청년 니트족 특징’에 의하면, 우리나라 대졸자 중 니트족 비중은 24.4%로 그리스39.2%, 터키 24.5% 다음으로 세 번째로 높다.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이 이처럼 늘어나면서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부모와 같이 살며 용돈을 받는 캥거루족도 크게 늘어나서 5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립하지 못하는 청년들의 현실이다.

부모세대들은 지금처럼 취업하기가 어렵지 않았다. 1970년~1980년대는 산업화가 이루어진 시기였으므로 경제는 발전하고 있었고 경기도 좋았다. 당시는 발전이 덜 된 개발도상국이어서 힘들었다고는 하지만 앞으로 잘 될 것이라는 꿈과 희망이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 꿈과 희망조차도 사라졌다고 이야기 한다. 이런 세상에서는 암울하고 비관적인 것들이 싹틀 수 없다. 어쩌면 당연하다. 좋아지지 않고 갈수록 악화되기만 하니,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한국인에게는 위기가 다가올수록 더욱 강인해지는 ‘한국적 DNA’가 있다. 1998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상대적으로 남들보다 짧은 기간에 극복한 사례가 이를 말해준다. 우리 모두가 희망절벽을 뛰어넘을 지혜를 모으고 용기를 가져야 하겠다. 나라의 문제나 청년의 문제나 쾌도난마식의 해답은 없다. 어려울수록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

역사에는 비관론자들과 낙관론자들이 있었다. 발전과 쇠퇴를 반복하지만, 결국 역사는 발전하였고 또 발전할 것이다. 수천 년 전의 인간과 세상을 볼 때 우리는 어마어마하게 편하고 발전한 시대에 살고 있다. 비관론에는 현재와 미래의 위험을 예지하고 예방하는 순기능도 있기 때문에 비관론자들의 비평과 불만을 새겨듣는 것이 필요는 하지만, 거기에 매몰될 필요는 없다. 비관론자 보다는 낙관론자가 되어야 세상을 헤치고 이겨나갈 수 있다.

모든 것을 포기한다는 N포세대가 되었지만, 그래도 창의, 도전, 신념, 의지, 야심, 열정 같은 삶의 덕목들은 여전히 필요하며, 고난과 실패를 이기는 원동력이 된다. 포기는 쉽고 신념을 지키기는 훨씬 어렵지만 신념을 지키는 것은 분명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 가진 것은 하나 없지만 “덤벼라. 세상아!”라고 외치며 호기를 부리는 젊은이가 아쉽다. 불평등한 세상에 무릎 꿇지 않는 청춘이 진짜 청춘이다.

[본지 제휴 <코람데오닷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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