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세계의 혁명을 일으킨 마이크로 소프트사의 빌 게이츠(Bill Gates)와 함께 또 하나의 소통의 혁명을 일으킨 페이스북 창설자 저커버그(Mark Zuckerberg)가 세계의 이목을 끌게 하는 뉴스를 만드는 주인공이 되었다.

뉴스를 통해서 전해지는 소식은 사람들의 귀와 눈을 의심하게 했다. 발표되는 숫자가 일반인들에게는 얼른 마음에 와 닿지 않는 것이어서 인식조차 어려웠다.

나는 뉴스가 끝난 다음에 한참이나 그 숫자를 다시 헤아려봐야 할 만큼 그가 기부한 금액은 엄청 큰 것이었다. 무심코 들려진 뉴스가 전해주는 숫자가 내 귀를 의심하면서 잠시 생각에 잠겨야 했다.

세계의 부호들 가운데 가장 어린 사람으로서 그가 소유한 전 재산의 99%에 해당하는 돈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발표를 했다는 것이다. 그가 약속한 기부금을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52조원에 해당한다.

그의 나이가 금년에 31세(1984년생)인 젊은이다. 그렇지만 그는 세계 부자 순위 7위에 해당하는 부를 소유했다. 부모의 재산을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손으로 일구어 그 나이에 상상하기조차 힘들만큼 엄청난 부를 소유할 수 있었던 것도 놀랍지만 더 놀라운 것은 자신의 전 재산 99%에 해당하는 것을 사회에 환원을 위해서 기부하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돈을 기부한 사람의 순서는 빌 게이츠가 36조 7천억원, 워렌 머핏(Warren Buffet)이 26조 5천억원, 조지 소로스(George Soros)가 8천 2백억원, 마이클 블룸버그(Michael Bloomberg) 5400억원 등이다.

이렇게 볼 때 이번에 저커버그의 기부금액은 세상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하다. 빌 게이츠가 약 37조원을 기부했을 때 세상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한데 이제 31세에 젊은 부호가 52조원을 기부한다고 발표할 때 의심스러운 눈으로 볼 수 있을 만큼 놀라운 것이다.
 
그런데 더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은 그 돈이 그의 전 재산의 99%에 해당하는 것이란다. 물론 돈의 단위가 다르니 그가 남긴 1%에 해당하는 돈도 일반인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액수가 될 것이다. 그러나 얼마를 소유했든 자신이 소유한 것의 99%를 기부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어떤 의미에서 많은 것을 소유했기 때문에 더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소유가 적기 때문에 기부를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없다는 이유로 못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즉 많기 때문에 쉽게 기부할 수 있고 적기 때문에 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적은 사람은 절박한 마음이 앞서기 때문에 기부할 수 없다. 반대로 많은 사람은 많기 때문에 기부가 어려운 것이 현실인데 자신의 소유 가운데 99%를 기부하겠다는 것은 결코 부자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전 재산 중에 99%에 해당하는 돈을 기부하기로 결정하고 구체적으로 기부하는 방법과 액수까지 제시를 했다. 젊은이답게 효율성까지 생각해서 방법을 제시함으로 일반적이지 않은 방법에 대해서 의심스러운 눈으로 보는 경향도 없지 않지만 역시 그가 할 수 있는 발상에서 나온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가 선택한 것은 기부를 통해서 이름은 알리고 세제혜택을 보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완전한 형태의 기부를 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또한 재생산과 지속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방법을 택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식을 접할 때 느끼는 것은 여러 가지다. 소유한 것에 대해서 아까운 마음과 그것을 누리고자 하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다. 저커버그라고 해서 그러한 마음이 없어서 자신의 소유 가운데 99%를 기부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아니다. 그 역시 다르지 않지만 그러한 마음을 스스로 넘을 수 있게 하는 것은 의식이다.

무엇을 살고,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의식이 그러한 그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아무런 생각이 없이 사는 사람이 단지 자신이 소유한 것이 많다고 해서 기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자신이 소유한 것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대답을 할 수 있는 의식이 준비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그가 기쁨으로 기부하겠다고 하는 계획을 발표했을 때 세계가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그의 모습을 부러웠다.
 
나눔의 기쁨은 소유한 자의 기쁨이지만 동시에 수혜자의 기쁨, 그것을 지켜보는 사람의 기쁨, 즉 모두의 기쁨이 된다. 나눔은 의지적이고 의식적으로 모두에게 행복함을 느끼게 하는 역할을 한다. 특별히 저커버그의 99%의 기부는 부의 사회환원이라는 차원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교훈을 준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행위에 대해서 지극히 담담하고 일상적인 자세로 겸손하게 말했다. 자신의 행위를 자랑하거나 또 그것을 통한 다른 목적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한 그의 나눔을 보면서 내게 있어서 나눌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52조는 그만두고 1억원도 우리에겐 어렵고 힘든 것이지만 돈의 액수의 문제가 아니라 99%라는 것이 더 마음을 울린다.

저작권자 © 뉴스앤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