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암신학연구소, ‘만인사제론과 평신도의 사명’ 공개강연회 개최

▲ 왼쪽부터 최순양·이경숙·김영한·김경재·정일웅 박사.

7일 오후 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는 '종교개혁의 만인사제론과 평신도의 사명'이라는 주제로 혜암신학연구소(소장 이장식 목사) 주최 제4회 공개강연회가 열렸다.

이날 강연에서 각 2명의 발제자와 논찬자들은 이구동성으로 한국교회가 종교개혁이 확인시켜준 ‘만인제사장 교리’를 제대로 안다면 지금과 같을 순 없다고 쓴 소리했다.

교회의 직분이 ‘직무상의 차별’만 있을 뿐 모두 평등하며 계급적이지도 수직적이지도 않은데, 실제로는 계급적이며 수직적으로 관계로 이해돼 여러 가지 폐해들이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제사장직이 왜곡되고 남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먼저는 목회자들이 ‘만인제사장 교리’를 제대로 안다면 평신도직을 무시하고 평신도 위에 군림하는 교권주의적 사고와 행태를 보일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정일웅 박사(총신대 전 총장)는 “한국교회에는 언제인가부터 중세로마가톨릭시대의 사제주의가 되살아나 목사들이 당회장권, 강단권, 설교권, 목양권, 축도권, 안수권 등의 이름으로 제사장적 기능을 특수화하고 교권을 강화시켜 교권을 남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목사의 교권남용은 교회재정의 횡령, 목회세습, 목회자의 성윤리문제 등 비도덕적인 문제들로 나타나게 됐을 뿐 아니라, ‘기름부음 받은 하나님의 종’으로 목사의 권위를 강조해 평신도들의 우민화시켰다”고 덧붙였다.

이에 정 박사는 “만인제사장교리와 관련 교회 지도자들은 자신들만이 제사장이라는 독단적 생각에서 벗어나 교권의 횡포와 남용을 신속히 중지하고 그간의 교만의 실수를 하나님과 한국교회 앞에서 회개하며 한국교회를 새롭게 하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논찬을 한 최순양 박사(이화여대 외래교수)도 “한국교회에서 목사의 교권남용 문제는 목회자들의 잘못된 신학과 목회방향 설정에 있었다”면서 “따라서 한국교회의 개혁운동은 평신도도 중요하지만 목회자들 스스로의 자각에서부터 출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박사는 이어 전병욱 사건을 언급하며 “평신도들이 문제 제기하고 시작한 현상임에도 불구하고 그 해결을 목회자들이 스스로 하지 못하는 사례를 보면서 평신도들이 제대로 서서 제사장이 역할을 하도록 도와 줄 수 있는, 목회자들의 개혁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발제자와 논찬자들은 평신도들이 ‘만인제사장 교리’를 제대로 안다면 목사를 ‘하나님처럼’ 간주해 목사들이 교권을 마음대로 휘두르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평신도들의 분발을 요청했다.

정일웅 박사는 “목사들의 이러한 교권 남용은 같은 제사장으로서 목사의 교권 남용을 방치한 평신도들에게도 공동의 책임이 있다”며 “목사 제사장들의 교권남용으로 위기에 처한 한국교회를 개혁하는 일에 한국교회 평신도들이 분연히 일어나야 할 것”이라고 쓴소리 했다.

김경재 박사(한신대 명예교수)도 “중환자와도 같은 한국교회를 위한 효율적ㆍ실천적 대안으로서 ‘만인제사장 교리’에 근거한 한국 평신도들의 적극적인 개혁 참여를 제안한다”며 ‘교회개혁 주체로서 평신도 권리 강화’, ‘교회조직 구성의 평신도 참여 제도적 보장’ 등을 구체적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에 논찬자인 이경숙 박사(이화여대 명예교수)는 “한국교회는 목회자가 하나님보다 위에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장로, 집사 등 평신도들이 목회자의 수족노릇만 할 뿐 평신도로서의 올바른 역할을 못하고 있다”며 “우리는 벽을 허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최순양 박사는 “목회자 스스로도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이 필요하지만, 평신도들 또한 목회자는 ‘직분상’ 목회자 사명을 감당하는 사람이지만 똑같은 인간이라고 하는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평신도들이 목회자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교육도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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