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바른 신앙을 위한 질문들> 출간 기념 ‘북토크’ 가져

▲ 19일 열린 북토크 모습

“어떤 사람이면 신앙이 좋다고 합니까? 어느 정도면 스스로 신앙이 좋다고 생각합니까? 혹시 주일성수하고, 헌금 잘 하고, 전도 잘 하며, 술ㆍ담배ㆍ제사만 안 하면 천국에 가서도 일등석은 따 놓은 당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세계적인 신학자 김세윤 교수(풀러신학교)가 그동안 각 기독교 잡지와 신문들과 한 인터뷰 및 그것들에 기고한 몇 개의 글들을 모아 현 실정에 맞게 첨삭을 가한 책 <김세윤 박사에게 묻다 -바른 신앙을 위한 질문들> 출간 기념 ‘북토크’에 참석 ‘바른 신앙’에 대해서 논했다.

김세윤 교수는 19일 오전 서울 서빙고 두란노서원 사옥에서 문답 형식으로 진행된 북토크에서 한국교회 교인들이 ‘바른 신앙’을 갖지 못하는 이유를 한국교회 교인들 사이에 만연된 ‘잘못된 구원론’에서 찾았다.

한국의 대다수 그리스도인들이 제대로 된 복음은 배우지 못하고, 거짓 복음으로 오도돼 온 결과 세 가지 ‘하기’ 곧 주일성수ㆍ헌금ㆍ전도와 세 가지 ‘안 하기’ 곧 술ㆍ담배ㆍ제사만 안 하면 구원받은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는 “예수님은 이런 율법주의자들을 자기 의를 내세우며 위선하는 자들이라고 꾸짖고, 이중사랑계명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도록 가르치셨다”면서 “그리스도인이 지켜야 할 핵심 가치는 바로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 곧 ‘이중사랑계명’으로 이것이 바로 성경의 가르침”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 ‘예수 믿으면 건강과 부를 얻고 출세한다’, ‘헌금 많이 하고 봉사 많이 하면 천 대가 복을 받는다’, ‘건강에 이상이 있고 집이 안 되는 것은 죄를 지어서 그런 거다’라면서 한국 교회 강단과 성도들 사이에 복음의 미신화가 만연돼 있는 것도 개탄했다.

특히 그는 “건강과 부의 복음을 선포하는 자들의 논리대로 한다면, 하나님 나라를 위해 죽음에 이르기까지 충성한 바울이 하나님의 복을 제일 많이 받아 이 세상에서 누구보다도 더 오래 건강하고 풍요롭게 살았어야 할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바른 신앙’ 생활은 복음을 바로 이해하고 그것에 합당하게 사는 것”이라면서 “예수 믿으면 복 받는다는 얘기는 물질의 복이 아니라 구원 받는 것인데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이것을 말하지 않아 복이라고 하면 무조건 물질의 복인 줄 착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 “진정으로 ‘의인’이라 칭함 받은 사람은 하나님이 주신 은사와 직업과 형편에 따라 이웃을 섬기고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경의 가르침인 ‘이중사랑계명’ 곧 하ㄴ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적극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바른 신앙생활에 가장 큰 훼방을 놓은 것이 바로 예수님께서도 지적하신 바와 같이 맘몬 곧 돈이라는 우상이라며 이에 대한 각별한 경각심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김 교수는 또, 신학적 사유와 분별력을 동반한 신앙생활을 할 것을 당부했다. 기독교 신앙은 올바른 신학에 의해서 늘 새롭게 뒷받침돼야 바르게 서고 깊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신학적 사유와 분별력을 동반하지 않은 신앙은 맹신이 돼서 그릇된 신념과 스스로 불행하고 남에게 불행을 가져다주는 삶을 낳게 된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이밖에도 김 교수는 최근 한국교회의 주요한 주제로 떠오른 ‘가나안 성도’ 문제와 여전히 논란이 많은 ‘동성애’ 문제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신앙을 가졌으나 교회를 나가지 않는 이른바 ‘가나안 성도’, 그리고 교회는 다니지만 예배 외에 아무런 참여가 없는 성도들 모두 옳지 않다. 예수 그리스도가 세우신 교회의 성도들은 함께 모여 하나님을 예배하고, 말씀을 듣는 가운데 서로 사랑하며, 세상에서 구원의 도구로 쓰임을 받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공동체적 삶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들이 왜 교회를 나가지 않는지, 나가더라도 극히 제한적인 참여만 하는지에 대해 심정적으로 이해는 간다. 요즘 ‘다니고 싶은 교회가 없다’거나 ‘이 교회 저 교회 옮겨 다니다 지쳤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교회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여러 다툼과 목회자에 대한 실망 등이 아마 그들을 ‘가나안 성도’가 되게 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완벽한 교회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이 땅에 완전한 교회, 흠이 없는 목회자는 없다. 다 죄인이고, 그런 죄인들이 모인 공동체가 교회다. 그러므로 그런 것을 관용하고 포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 역시 그런 존재이기 때문이다. 간혹 남에게 완벽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우선 자기를 돌아봐야 한다. 이런 훈련들은 공동체 속에서 가능하다.”

“성경적 관점에서 동성애는 타락한 세계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성경은 그것을 분명히 죄라고 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정죄할 것이 아니라, 그들을 창조 질서 왜곡의 피해자로 여겨 따뜻하게 대할 필요가 있다. 기독교가 독선과 냉혈한적 태도를 가져선 안 된다.

단, 동성애적 성향을 가졌다는 것이 그것을 즐겨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 이성애자들이 성적 충동을 억제하고 순결을 지킬 것을 요구받듯이, 동성애자들도 마찬가지다. 그들 역시 하나님나라를 위해, 그리고 교회와 사회를 위해 동성애적 충동을 억제하고 삼가야 한다.”

(책 내용 중 일부)

한번 구원받은 사람이라도 그 구원을 잃어버릴 수 있나요?

성경은 두 가지를 다 가르치고 있다. 하나는 신실하신 하나님은 우리를 끝까지 지켜 주신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하나님의 통치에 계속 등을 돌리고 죄를 지으면 구원의 완성을 받지 못하고 탈락할 수 있다. 하나님은 우리를 지키시려 계속 은혜를 베푸신다.

설교 말씀이나 아침에 묵상하는 말씀을 통해서도, 선생이나 친구의 조언을 통해서도, 사회의 법이나 예술 작품 등을 통해서도 성령께서 우리에게 하나님의 뜻을 상기시키며 사단의 유혹에 빠지지 말고 하나님의 선한 뜻을 좇아 진실하고, 의를 행하며, 사랑을 베풀며 살라고 요구하시고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믿음도 주신다.

그리고 최후의 심판 때는 그의 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중보를 통하여 우리의 구원을 온전히 이루어 주신다. 이렇게 하나님은 우리를 신실히 지키신다.

그러나 또한 성경은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에 등을 돌리고 계속 사단의 종노릇을 하면서 타락의 길, 곧 거짓과 불의 등 악을 행하는 길을 가 면 되돌아올 수 없는 낭떠러지에 떨어질 수 있다고 엄중하게 경고하고 있다. 이것이 성경이 가르치는 다른 한 가지다.

바울은 고린도전서 10장에서 출애굽하여 구원의 첫 열매를 얻은 이스라엘 백성이 약속의 땅, 구원의 땅 가나안을 향해 가면서도 광야에서 하나님께 불순종하여 결국 다 죽은 것을 상기시키면서, 그것이 우리를 향한 경고의 예라고 말하고 있다.

신약성경에는 최후의 심판 때 하나님께서 우리를 우리의 행위대로 심판하실 것임을 가르치면서 구원에서 탈락할 가능성을 경고하는 구절 들이 곳곳에 있다. 그러나 그런 본문들은 무시하고, 로마서 8장 3-39절 같은 본문들만 일방적으로 강조되니, 성도들이 하나님의 최후 심판을 두려워하지 않고 쉽게 죄를 짓는 삶을 살도록 오도되는 것이다.

우리가 성도의 견인론(하나님께서 성도들을 끝까지 지켜 주심)과 타락이나 탈락에 대한 경고, 즉 성경의 이 두 가지 상반된 가르침에 대해 어느 쪽도 약화시키지 않고 상호 논리적 긴장을 의식하는 가운데 함께 견지하는 것이 건전한 신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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