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연구원느헤미야 ‘한국교회설교 무엇이 문제인가?’ 포럼 개최

한국교회설교의 문제점을 찾는 포럼이 열려 관심을 모았다. 지난 15일 저녁 열린 기독연구원느헤미 주최 한국교회 개혁을 위한 연중 포럼 ‘영화 <쿼바디스>에 답하다: 한국교회 문제에 대한 분석 및 대안 모색’ 그 두 번째 ‘한국교회설교 무엇이 문제인가?’가 그것이다.

이날 발표된 네 명의 발제자들의 글들 가운데서 공통적으로 지적된 사항들은 모아 ‘한국교회설교 [        ]이 문제다’에 대한 답을 찾아봤다.

▲ 기독연구원느헤미야 가의실에서의 포럼 모습

한국교회설교 [무지하고 용감한 설교자]가 문제다

발제자들은 이날 최근 한국교회설교의 가장 심각한 문제로 ‘무지하고 용감한 설교자’가 한국교회 안에 득실거리는 현실을 꼽았다.

‘한국교회설교 그 일탈의 역사’를 주제로 발제를 한 배덕만 교수(건신대학원대학교)는 “한국교회 설교를 분석한 학자들의 공통된 결론은 ‘한국교회 설교자들에게 신학이 없다’ 곧 한마디로 ‘무식하다’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설교는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일인데 기본 텍스트인 성경에 대한 깊은 지식을 갖지 못한 채 즉 성경신학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이 그 말씀을 선포함으로써 급기야 성경이 아닌 일반 경건서적이나 종교적인 고전을 기본 텍스트 삼는 설교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설교의 위기, 목사의 문제인가 성도의 문제인가?’를 주제로 발제한 김형원 원장(느헤미야)도 “목사라면 평생을 성경과 신학과 씨름하며 계속 배우고 성장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목회자들을 그렇지 못하다”면서 “이는 기독교출판사들이 ‘목사들조차 신학 서적을 잘 사지 않는다고 푸념하는 데에서도 확인된다”고 동의했다.

더 큰 문제는 무지함에 용감함까지 더해서 ‘양심 없는 설교자’ 곧 타인의 설교를 표절하는 설교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 발제자들의 지적이다.

배덕만 교수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설교를 자주 해야 하는 한국교회 상황은 무지한 설교자들에겐 힘겨운 과제”라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타인의 설교를 표절하라는 마귀의 유혹이 시작된다”고 밝혔했다.

김형원 원장은 “성경을 깊이 묵상하고 해석하는 신학적 소양이 부족한 가운데 수반되는 설교 준비시간 부족은 설교표절로 이어지게 된다”면서 “현재와 같은 한국교회 토양에서 설교 표절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설교 표절 관련 교계 뉴스’들을 브리핑한 표성중 기자(데오스앤로고스)는 “취재현장에서 느낀 것 중의 하나는, 목회 안에는 교육, 설교, 돌봄 등 다양한 사역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설교 능력으로 목회자의 모든 역량이 평가된다는 것”이라면서 “이러한 인식이 설교 표절을 부추기는 것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한국교회설교 [설교자와 설교의 분리 현상]이 문제다

한국교회설교의 또 다른 큰 문제로 발제자들은 ‘설교와 설교자가 분리되는 현상’ 곧 설교자 자신이나 다수의 성도들이 설교와 설교자를 분리하려는 의식 혹은 관행을 지적했다.

설교자는 하나님 말씀이 전달되는 통로 즉 스피커와 같은 존재이므로 설교자가 설교대로 사는 여부와 상관없이 교인들은 설교의 내용 곧 하나님 말씀에만 주목하면 된다는 얘기가 불문율로 자리 잡고 있는 현상에 대한 지적이다.

‘하나님의 능력인 복음 그리고 설교’를 주제로 발제를 한 권연경 교수(숭실대)는 “예수님은 물론 ‘베드로와 바울이 그랬던 것처럼 제대로 된 선포(설교)는 복음을 삶으로 담아 보여주는 과정을 포함한다”며 “그러기에 복음은 ’듣고 믿는 것‘이기도 하지만 ’보고 본받는 것‘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어 권 교수는 “삶의 언어를 잃은 설교는 사탄이 가장 즐겨 사용하는 수단”이라며 “이 부분에서 우리의 선포가 어긋날 때, 사람들은 우리의 선포에서 아무 힘도 없는 공허한 울림만 느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형원 원장은 “설교자는 객관적인 메시지를 비인격적으로 단순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면서 “복음의 증인으로서 자신이 보고 듣고 느끼고 경험하고 이해한 것을 자신의 인격을 담아 증거하는 것이 설교자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배덕만 교수는 “설교자가 아닌 설교 내용 곧 하나님 말씀에 주목하라는 주장은 일견 경건하고 겸손한 태도 같지만, 설교자에게 설교에 대한 책임과 부담을 약화시킬 뿐 아니라 설교자의 윤리적ㆍ신학적 책임을 회피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교회설교 [왜곡된 설교를 지지하는 교인들]도 문제다

발제자들 중 김형원 원장은 한국교회설교의 문제는 그 책임이 설교자들 뿐 아니라, 설교자들로 하여금 왜곡된 설교를 하게 만드는 교인들에게도 있음을 지적했다. 

잘못된 방식으로 설교하는 설교자들을 설교 잘 한다고 추켜세우면서 은혜 받았다고 좋아하는 성도들이 있기 때문에 설교자들이 계속해서 그런 방식으로 설교하는 것이므로 설교에 대한 성도들의 태도 역시 점거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설교에 대한 성도들의 잘못된 태도들로서 △감성적 설교에 대한 요구 △성경과 신학에 대한 무지 △세속주의 등을 꼽았다.

김 원장은 “오늘날 설교 잘 한다고 하는 목사들의 설교는 거의가 감성적 설교이고, 성도들이 은혜 받았다고 하는 설교 역시 감성적 설교”라면서 “그런데 여기서 은혜 받았다고 할 때 의미하는 것은 ‘감동’을 받았다는 것이고, 감동은 전적으로 ‘감정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나님 말씀을 이해하고 깨닫는 것에 관심을 두지 않고 그저 은혜만 즉 감정적인 감동만 요구하고, 그랬을 경우에만 ‘은혜 받았다’고 반응을 보이며 설교 잘 한다고 평가하기에 설교는 점차 ‘반지성적’이 되며 그 결과 교인들의 영혼은 더 파리해져 간다”고 덧붙였다.

김원장은 또 “설교자가 성경을 잘못 해석해도 아무도 모르고, 헛소리해도 이의 제기 않는 게 한국교회의 수준”이라면서 “성도들이 성경에 대한 지식과 신학적 소양이 높여 설교자가 스스로 더 조심하게 되고 말씀 연구에 심혈을 기울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쓴 소리했다.

특히 김 원장은 “한국교회의 설교시간은 성도들의 세속주의적 욕망과 목회자들의 성공주의적 욕망이 만나 춤을 추는 현장”이라며 “설교자와 성도 양쪽에서 설교에 대한 태도와 변화가 동시에 일어나야 한국교회설교의 위기가 타개되고 한국교회가 새로워지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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