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연대 주최 ‘교회 성폭력의 현실과 과제’ 포럼 열려

최근 모 유명 목사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한 대처에서 볼 수 있듯, 한국교회는 ‘성폭력’에 관한한은 ‘하등 조직’이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았다.

▲ 29일 백주년기념교회 사회봉사관에서의 포럼 모습

“교회공동체들이 연합해서라도 대책 마련 나서야”

교회개혁실천연대는 29일 저녁 백주년기념교회 사회봉사관에서 ‘교회 성폭력의 현실과 과제’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발제에 나선 3인은 ‘하등 조직’이라는 직접적 용어는 사용하지 않았지만 한국교회의 ‘성폭력’에 관한 낮은 수준을 가차 없이 질타하며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교회, 성폭력 피해에 왜 취약한가’를 주제로 발제한 최순양 박사(이화여대)는 성폭력에 대한 문제의식과 윤리적 책임의식이 너무도 희박한 한국교회의 실상을 지적하며 이에 대한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 박사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J 목사가 문제를 일으킨 당시 담임했던) S교회가 적절한 대응시기를 놓치고 은폐하려했고, J 목사의 목회 성공률에 대한 미련으로 두둔하려고 했다”며 교회를 이끄는 이들의 그릇된 지도력을 지적했다.

이어 “J 목사가 사임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개척한 교회에서 교인 등이 여전히 그를 목회자로 추앙하고 있으며 ‘목사님을 둘러싼 모든 소문이 일부는 말도 안 되는 허위고, 다 사실이라 한들 목사님을 성중독자로 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하는 중보기도 모임까지 있다”며 교인들의 분별력 없는 맹목성을 개탄했다.

최 박사는 이에 “목회자가 엄연히 성폭행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목사가 유능하다’는 이유와 ‘설교를 들으면 신앙생활이 원활하다’는 이유로 범죄자를 두둔하고 처벌하지 않고 있는 것이 한국교회”라고 못 박았다.

나아가 최 박사는 “한국교회에서 발생하는 성폭력이 일반사회보다 더 밝히기 어렵고 멈추지 않는 것은 불의를 보면 눈감고 약자를 보면 외면하는 왜곡된 신앙에서 기인한 것 같아서 그 책임을 (한국)교회에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 3인의 발제자들(왼쪽부터 조중신 센터장, 최순양 박사, 임보라 목사)

‘교회 성폭력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발표한 조중신 센터장(한국성폭력위기센터)은 △‘목사는 하나님을 대리하는 영적 아버지다’, ‘목사님을 통해 하나님의 복을 받는다’, ‘목사를 비판하면 저주 받는다’, ‘목사는 하나님이 판단하신다' 등과 같은 잘못된 신격화와 맹신을 강요하고, △설교를 잘하고 은혜가 많은 목사라면 성범죄에 관해서는 관용적 차원을 넘어서 오히려 은폐하고 비호까지 나서는 분위기가 한국교회에 만연돼 있다며 개탄했다.

조 센터장은 “교회 내 (성폭행)문제들이 발생할 때마다 기득권자나 가해자들은 교회라는 특수성을 내세우지만, 범죄에 관한 한 교회도 치외법권 지대는 아니다”라며 “범죄를 저질렀다면 회개했다고 해도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회는 성폭력 문제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를 주제로 발제를 한 임보라 목사(섬돌향린교회)는 이에 “이 사회는 성폭력특별법 제정 등의 노력으로 (성폭력 피해자들이) ‘말할 수 있도록’ 이끄는 장치를 갖게 됐지만 교회는 어떠한 ‘장치’도 갖고 있지 못하다”면서 한국교회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특히 임 목사는 “(이러한 장치는) 개교회가 갖기 어려운 만큼 교단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마련해야 함에도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않기에, 정의를 실현하고 평화와 생명을 갈구하는 교회공동체들이 연합해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뉴스앤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