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여러도시에서 수십년간 시행돼온 전통

 속죄를 위한 필리핀인들의 십자가 처형행사

가톨릭국가인 필리핀에서는 수백명의 크리스천들이 속죄의 한 방법으로 성 금요일(Good Friday)에 자신들에게 채찍을 가하고 자신들을 십자가에 못 박는 행사에 참가했다. 필리핀 인구의 80퍼센트는 가토릭신자이며 2.8퍼센트가 개신교 신자이다. 

자학보다는 선한일을 하기를 원하는 가톨릭 지도자들은 이 전통을 비판해왔지만 이 전통은 수 십 년 동안 필리핀의 여러 도시에서 시행돼 왔다. 채찍질과 십자가 처형은 속죄는 물론 질병으로부터 치유받고, 하나님께 감사하는 가장 극단적인 방법이라는 믿음 때문에 시행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들의 등에 채찍질하며 거리를 걸으며, 다른 사람들은 십자가에 못 박는 사람들을 보기위해 모여든다. 지난 9년 동안 매 금요일마다 자신에 채찍질 해온 마빈 타오(Marvin Tao, 25)는 “나의 어머니가 신장병을 앓고 있을 때 이를 시행했다”면서 “나는 어머니를 치유해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했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아르제이 리베라(30)는 “하나님이 나의 고통에 함께 하시기 때문에 아무런 고통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어떤 사람들은 채찍질 하는 대신에 땅바닥에 누워 다른사람들이 자신들을 때리도록 한다.

자학 이벤트가 끝난 후 참가자들과 구경꾼들은 성 금요일 십자가 처형을 보기위해 언덕으로 올라간다. 루벤 에나제(Ruben Enaje, 54)는 지난 29년동안 매년 자신을 십자가에 못박도록 했다. 그는 이번 주 성 금요일에 십자가에 못 박힌 6명중의 한 사람이었다.

이번 행사에는 4천여명의 구경꾼들이 참석한 가운데 십자가 처형이 재현되었다. 윌프레도 살바도르(50)는 기자들에게 “나의 질병은 신앙으로 극복됐다. 내가 살아있는 한 이를 계속해 나가겠다”면서 “고통스럽지만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기분은 상쾌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전통을 전혀 알지 못한 외국관광객들은 쇼크를 받는다. 폴란드에서 온 한 관광객은 “ 이런 전통은 피를 너무 많이 흘린다”면서 “왜 17세기 유럽에서 행해졌던 관행이 필리핀에서 아직도 시행되고 있는지 흥미롭다”고 말했다.

지난 1월에는 50만명의 필리핀 사람들은 십자가를 짊어진 나무로 깎은 예수상을 만지기 위한 연례축제행렬에 참가했는데 이들은 이 예수상이 치료의 능력을 갖고 있다고 믿고 있다. 이 행사는 매년 1월 9일 마닐라에서 개최된다. 또 이 행사를 참관하는 남자와 여자, 어린이들은 예수상에 대한 경의표시로 맨발로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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