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투트가르트 독일 개신교선교연대(Evangelische Mission in Solidarität, EMS) 기도회에 참석하였습니다.

5년 전 독일에서의 사역을 마치고 귀국하였다가 며칠 전 자신의 옛 사역지를 방문한 미나니목사님과의 만남을 위해서였습니다.

미나미(南)목사님은 일본기독교단이 파송한 독일교회 에큐메니칼 협력자(Ökumenischer Mitarbeiter)로 이곳에서 사역하다가 독일교회에서의 경험을 일본교회 목회현장에 접목시키기 위한 교단의 정책적 배려로 자신의 고향에 귀향해 담임목회를 하고 있는 저의 오랜 친구입니다.

수년 전 미나미목사님이 목회하던 도쿄 신주꾸에 있는 교회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일본교회가 교세 면에서 많이 약하고 지나치게 지적인 면만을 추구한다는 선입견과  달리 은혜로운 분위기에서 드려지는 주일예배를 체험하며 일본교회의 저력을 느낀  적이 있습니다.

교단의 규모가 작아서 가능한 일이겠지만 세계 각지에 나가있던 선교사들이 일정기간이 지나 다시 고국에 돌아와 자신의 경험과 경륜을 가지고 고국교회를 섬기게 하는 일본 기독교단의 정책이 우리에게도 좋은 선례가 된다고 여겨집니다.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 점심시간에 EMS 전 직원이 모여 드리는 기도회(Mittagsgebet)에서 미나미목사님은 설교를 통해 후쿠시마 원전사태 이후 일본교회의 선교적 대응에 대해 소개하였습니다.

저에게도 함께 공동으로 말씀을 전하라는 것을 미나미목사님에게 누가 될까봐 간략히 인사말을 하는 것으로 대신하였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여러분들과 함께 하여서 대단히 기쁩니다.
저의 오랜 친구인 미나님목사님을 이렇게 다시 만날 수 있어서 더욱 기쁩니다.
만일 제가 한국에 혹은 아시아에 계속 머물렀다면 이렇게 20년 가까이 나이 차이가  드는 분과 친구라는 호칭을 사용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나이에 상관없이 뜻이 맞으면 친구(Freund)가 되는 이 곳 유럽문화 덕분에 저는 미나미상과 친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아시아 출신인 제가 외국생활을 하는 데서 누릴 수 있는 하나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친구가 된 것은 이 곳 유럽의 문화적인 요인도 있지만 우리 두 사람을 진정으로 연결한 것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으로 말미암아 가능하였습니다.
저는 이 자리를 통해 200여 년 전 중국, 인도네시아, 남인도, 아프리카 서해안 지역에 복음을 전한 바젤선교회(Basler Mission, 1815년 설립) 그리고 무엇보다도 금년에 130돌을 맞는 한국, 일본, 중국에 선교사를 보냈던 독일 동아시아선교회(Deutsche Ostasienmission, Doam)를 품고 있는 독일 개신교선교연대(EMS)의 선교사역에 감사드립니다.
서구교회의 수고와 헌신, 희생에 기초해 한·일 앙숙관계(Feind)인 저희 두 사람이 친구(Freund)가 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세계교회의 한 일원이 된 저희 아시아교회들이 서구교회와 협력하여 만인을 구원하시고자하는 하나님의 선교(Gottes Mission, Missio Dei)를 함께 수행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8-19세기 독일 경건주의(Pietismus)와 앵글로색슨계의 영적 대각성운동(Awakening Movement)의 열매로 서구교회의 개신교 세계선교 운동이 일어났습니다. 그로인해 종교개혁 이후 두 세기 동안 로마 가톨릭교회에 열세였던 세계선교의 주도권이 윌리엄 캐리를 기점으로 19세기 이래 개신교회의 몫이 됩니다.

19세기 개신교회의 이른바 ‘선교폭발’(W. Hogg)은 교회사가 라투렛이 그 시대의 세계 복음화 운동의 성과를 가리켜 “위대한 세기”(the Great Century)라고 일컬었을 만큼 세계교회사에 남는 의미 있는 일이었습니다.

영적으로 약화되고 선교동력이 노쇄한 서구교회들이 회복되어 다시금 하나님의 선교의 남은 과업을 수행할 수 있기를 그리고 유럽교회를 회복하는 일에 비서구교회의 주자격인 한국교회가 적으나마 기여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해설 : 독일개신교선교연대의 원래 명칭은 독일서남지역선교협의회(Evangelisches Missionswerk in Südwestdeutschland, EMS)이었다.

즉 독일 서남지역에 위치한 바덴, 뷔르템베르크, 팔츠, 헤센나사우 등의 주교회(Landeskirche) 들과 독일동아시아선교회(Doam), 모라비안선교회, 바젤선교회 등의  선교단체들의 결합체였던 EMS가 2012년 선교회 설립 40주년을 맞으며 개신교선교연대(Evangelische Mission in Solidarität, EMS)로 그 명칭을 전환한다.

EMS는 그간 파트너쉽(Partnerschaft), 공동성장 선교개념을 통해 진작부터 선교사(Missionar/missionary)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고 선교지에 세워진 교회를 존중하며 그 교회에 협력하고 연대한다는 의미의 에큐메니칼사역자(Ökumenischer Mitarbeiter)라는 용어를 사용해 왔다.

이제 명실상부 독일서남지역이 주체가 되는 선교가 아니고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3개 대륙의 28개 교회가 연대(Solidarität) 가운데 함께 협력하여 선교와 공동의 증거(Common Witness)를 한다는 의미로 그 명칭을 전환한 것이다.

독일서남지역선교협의회(Association of Churches and Missions in South West Germany)에서 개신교선교연대(Evangelical Mission in Solidarity)로의 변화, 이는 단순히 명칭의 변화가 아니라 선교를 바라보는 안목과 접근, 풀어가는 과정 이 모든 것을 포함하는 선교정책(Mission statement)의 중요한 변화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현재 독일개신교회(EKD) 내 한국지역을 전담하는 데스크(Ostasienreferent)가 유일하게 이 선교회에 설치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정책변화는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 2013년 7월 파리, 미션유럽 컨퍼런스 ‘유럽 현지교회와의 협력’ 발제 중에서

▲ 기도회 모습. 왼쪽 일본기독교단 기치에 미나미목사, 오른쪽 EMS 동아시아데스크 루츠 드레셔(Lutz Drescher)
▲ 독일 개신교선교연대(EMS) 총무 위르겐 라이헬목사(Pfr. Jürgen Reichel)와 함께
▲ 독일 개신교선교연대(EMS)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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