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학 목사 '목양 칼럼' (38)

누구나 살아가면서 건강도 있고, 물질도 있고, 꿈도 있고, 모든 것을 다 도전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할 때, 그야말로 아쉬울 것 없다고 생각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점점 나이가 먹고, 세월이 가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이 사람이구나 싶을 때도 있습니다.

지난날 내게도 꿈이 있었습니다.

결혼과 동시에 유학길에 오르고, 많은 고서가 소장된 유명한 대학에서 책과 씨름하고, 무언가 나 나름대로의 새로운 신학을 개척하여 조국사회에 이바지할 뿐만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헌신자가 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바쁘게 유학준비를 위해 대학원을 다녀오고, 비행기를 타기 몇 달을 남겨두고, 갑자기 찾아온 건강 이상으로 수술대에 눕게 되었습니다.

한 순간 내 젊음이 다 무너지는 것 같고, 몇 달 동안 밤새 죽음과 사투를 벌이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도저히 두려움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내게 찾아온 새로운 꿈이 있었습니다.

오늘이라는 시간에 만족하며 하루를 사는 것이었습니다. 먼 미래가 아닌 지금 당장 행복하게 살아내는 것, 지금이라는 시간을 행복하게 사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또 다른 내일이기에 내 삶을 주님 앞에 내려놓고 그분과 동행하는 삶을 살기 시작했습니다.

화려함보다 있는 자리에서 열매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어느새 내 자신은 이미 두려움의 껍질을 벗어버리고 다시 미래를 향한 꿈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교회가 바로 그 꿈이었습니다.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세우는 일이 꿈이 되었습니다. 또한 교회라는 현장 속에서 목회자이면서 신학자가 되고자 다시 작은 꿈을 꾸었습니다.

주님의 못 자국 난 손과 발을 보았을 때, 그 고통의 소리가 믿는 성도들과 교회를 위한 것임을 알게 되었을 때, 나 역시 주님의 교회에서 자라나는 생명을 보는 것이 가장 확실한 꿈이 되었습니다.

혹시, 지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까? 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다 잃었다고 생각하시나요? 해도 해도 답이 없는 삶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그렇다면 주님과 다시 인생을 만들어 가십시오. 그 누군가보다 조금 일찍 절망을 맛보았을 뿐, 진정한 소망을 더 먼저 맛볼 수 있는 기회가 찾아 온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행복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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