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가슴이 쓰리다.

36년이나 알고 지낸 친구의 가정이 붕괴되었다. 누구보다 일에 열정적이었고, 세상을 보는 눈은 긍정적이었으며, 사철에 봄바람 부는 가정이었다. 대학에 다니는 두 딸은 대물림된 성실함을 바탕으로 부모에게 감사할 줄 아는 ‘예쁜 딸, 좋은 딸’ 이었다.

이 부부는 가까이는 부모와 남매들도 입 모아 다른 사람들에게 자랑하는 대상이었다. 신앙생활은 결혼 이후 자타가 인지하는 ‘좋은 교회’라고 소문난 대형교회에서 직분을 감당하고, 기쁨과 행복함으로 봉사해왔다. 또, 그 교회가 실행하는 모든 프로그램(성경공부, 선교사역, 봉사)을 이수하고 순종했다. 교우들도 가정사역의 대표적인 ‘롤 모델’로 이구동성으로 인증했다. 그런 그의 가정이 파탄이 났다.

그는 지금 더 이상 ‘좋은 교회’를 다니지 않는다. 이혼절차를 밟았고, 아내는 떠났으며, 식구들은 분산되었다. 생지옥이 된 것이다. 권사 아내가 바람을 피운 것이다. ‘좋은 교회’ 목사와. 교구 담당목사와 평신도 지역신앙관리자 관계에서.

하늘의 뜻이 땅에 이루어지도록 해야 하는 사역자 들이 땅의 욕구를 절제하지 못한 것이다. 영성과 열심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던 그들이 무너지는 현장을 보면서 동역자들은 허탈해 한다. 나 역시 이러한 스캔들이 나와는 상관없는 얘기로만 알았었는데 참으로 황당하다.

이 OOO교회(분당)의 경우 12개 지역 목회자(목사, 전도사)가 있고 12개 지역의 하부에는 5~10개의 지역장(평신도)이 있으며, 지역장 하부에는 5~10명의 셀 조직을 관리하는 목자(평신도;권사, 집사)가 있는데 이번 사건도 목자와 지역목사와 관계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이성(異性)적인 관계 외에도 이 목사는 수시로 지역장이나 목자들에게 본인이 처한 상황을 얘기해 왔다고 한다. 예컨대 ‘대학원 다니기가 버겁다’등.

이번 사건이 벌어지고 나서 당사자가 담임목회자와 원로목사에게 이의를 제기했으나 개인의 문제로 규정하면서 사임권유 이외의 방법은 없다는 반응이다. 해당 목회자는 타 교단 출신이라는 이유를 제기하면서.

이성스캔들은 사회법으로는 합의나 동의가 전제되면 죄가 아니다.
하지만, 교회라는 테두리에 들어오면 완전히 달라진다.
율법에서 범죄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1980년대 들어 우리나라 교회는 산업화와 맞물려 대형화를 추구하면서 교회규모가 성공목회의 잣대가 되었다. 교회도 세속적 자본논리로 인해 많은 교회가 대형화를 추구하며 기업화 되면서 관료화되었다. 이러한 대형화는 담임목회자와 평신도 간 간격이 생기고 이 틈을 부목사들이 대체하였다. 초대형 교회는 심지어 지역담당 목사를 담임목회자가 모르는 경우까지 있다고 한다. 이러한 환경은 젊은 목사의 욕구(평신도에 대한 이성적, 물질적)를 제어할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 성장과정에서 율법의 올바른 적용이 훈련되어야 한다.

한편, 동역하는 부목회자가 비윤리적 비도덕적인 스캔들이 생겼을 경우 담임목회자는 본인이나 동료목회자, 또는 평신도를 위해서도 문제의식을 가지고 대응해야 한다. 개인의 실수로 덮는 경우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욕과 성욕은 징벌적인 조치만이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현재 많은 교회들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들이 증가하면서 세상의 조롱거리가 되는 이유는 조용히 덮으려는 ‘헛사랑’의 결과이다.

목사는 신학교문을 나서는 순간 경험과 연령 무관하게 ‘사회적 리더’로서 높은 도덕윤리성이 요구되고 그들 또한 구별된 삶을 다짐하지만 그들도 생활인이다. 깨끗한 삶을 통해 건강이 다져진 욕구가 많은 젊은이들이다. 에덴동산을 떠난 아담의 후예들인 우리는 예외 없이 원초적 죄악성으로 인해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사는 ‘하늘 진리’를 얘기하고, 안식을 희구하는 평신도들의 목양자가 되길 맹세하고 재단 앞에서 서원한 구별된 자들이다. 바라기는 이들을 청빙하여 임명한 대형교회와 교단은 하늘의 뜻이 땅에 이루어지도록 이들을 잘 컨트롤하고 양육해야 한다. ‘하나님 앞에서’의 자세를 유지토록 해야 한다.

특히, 교단을 개방하고 있는 ‘좋은 교회’는 동역하는 부목사들에 대한 임용의 책임을 한층 더 져야 한다. 목회자는 열정을 다해 평신도를 동역자로 여기고 받들며, 그들의 신앙관리에 최선을 다해 애를 써야 한다. 일상에서 산토끼를 사냥해야 하는 그들의 삶(영적전투)은 장(교회) 속에 들어온 집토끼를 잡는 목회자의 그것보다 치열하기에.

* 본지는 기고자가 제보한 증빙자료의 사실관계를 보강취재하여 기사화 할 예정입니다. 이 사건은 가해자의 공갈, 협박, 폭행, 기물손괴, 주거침입 등으로도 번져 피해자가 고소를 하여 현재 수사가 진행중에 있습니다. (편집자 주)

[이 글은 본지 제휴 <당당뉴스>에도 게재됐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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