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헤미야, 신학캠프 ‘주일이 맞나요? 안식일이 맞나요?’ 열어

“기독교는 유대교와 분리돼 새로운 종교로 발전되는 과정에서 시간적으로는 안식일과 결별했지만, 내용 면에서는 상당한 정도의 유산을 계승했다.”

▲ 23일 100주년기념교회 사회봉사관에서의 신학캠프 모습(사진제공 느헤미야)

주일과 안식일의 ‘연속성’과 ‘불연속성’

기독연구원 느헤미야(원장 김형원) 주최 “제5회 느헤미야 신학캠프 ‘주일이 맞나요? 안식일이 맞나요?’”가 23일 서울 합정동 100주년기념교회 사회봉사관에서 개최됐다.

김근주(구약), 조석민(신약), 김동춘(조직신학), 김형원(조직신학) 등 연구소 연구위원들이 자신들의 전공과 관련해서 강의한 내용은 한 마디로 ‘주일은 외형적으로는 안식일이 아니지만, 내용적으로는 어느 정도 안식일을 계승하고 있다’로 정리될 수 있다.

조석민 교수는 “복음서에서 안식일은 그리스도인들이 지켜야 할 율법으로 제시되지 않는다”면서 “주일은 유대인의 안식일이 아니며, 주일성수와 안식일 규정 준수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단정했다.

따라서 조석민 교수는 “한국 개신교는 안식일 준수를 명목으로 노동 금지나 스포츠ㆍ오락 금지, 매매 금지 등을 가르치거나 강요하지 않아야 한다”면서 “하나님과 약속한 날, 약속한 시간에 하나님께 나아가는 일은 규정과 상관없이 각자 책임을 갖고 지속적으로 성실하게 이뤄야 할 경건한 의무이자 특권”이라고 밝혔다.

김형원 원장도 “신약시대의 성도들은 한 주의 첫날(일요일)에 정기적으로 모여서 예배를 드린 것이 분명하지만(행 20:7, 고전 16:2, 계 1:10), 그들은 이 날을 안식일이라고 부르지도 않았고, 그 날을 구약의 안식일처럼 하루를 쉬면서 모든 노동으로부터 벗어나는 날로 규정한 적도, 그렇게 규정하려고 시도한 적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예수님은 안식일을 지키라고 명하지 않았고, 제자들도 안식일을 지켜야 한다고 가르친 적이 없다”면서 “오히려 예수님은 안식일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유대인들의 미움을 받았고, 결국 십자가에서 죽게 된 것(요 5:18)”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방인이 그리스도인이 됐을 때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알려줄 때에도 안식일 규정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고(행 15:23-29), 죄의 목록에 안식일 어기는 것을 포함시킨 적도 없다”면서 “그러므로 지금 할례 규정을 지키지 않는 것처럼 안식일 규정은 우리와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형원 원장은 “어느 한 날을 다른 날보다 거룩하다거나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오히려 그리스도의 사역을 무력화시키는 것이고, 실체를 무시하고 여전히 그림자를 붙드는 일”이라면서 “그러므로 주일은 특별한 날이 아니라 다른 날과 동일한 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것은 매우 특별하고 구별된 날이었던 구약의 안식일과 전혀 다른 점”이라면서 “그러므로 안식일과 주일은 연속성이 없으며, 그리스도인들은 안식일을 특별한 날로 규정해서 제정된 안식일 율법을 지킬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춘 교수는 “이제까지 한국교회의 주일은 쉼을 강조하는 안식일적 의미는 사라지고, 교회 출석과 봉사에 초점을 둠으로써 온종일 교회 봉사와 신앙생활로 시간을 보내는 날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주일은 일을 금하는 날이었지, 적극적 윤리적 실천을 뒷받침하는 삶의 원리로 작동하지 못했다”면서 “안식일은 출애굽을 통해 구현된 새로운 대안적 창조의 밑그림이자 시발점으로, 주일은 율법(안식일)의 완성이신 그리스도의 빛 아래서 이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뉴스앤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