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Hi FC’ 프로리그 참가 계기로 ‘기독교 색채’ 없애나.. 최근 '워십댄스' 논란

▲ 할렐루야 축구단과 임마누엘 축구단의 전통을 잇는 프로축구팀'고양 HiFC' 창단 모습 (사진출처: '고양 HiFC' 공식블로그)

프로축구 원년리그 우승팀인 할렐루야 축구단과 기독교 선교를 목적으로 창단된 임마누엘 축구단의 전통을 이은 프로축구 ‘고양 Hi FC’ 팀이 정체성 문제로 축구팬들의 도마에 올랐다.

33년 할렐루야, 30년 임마누엘 전통 잇는 프로축구 팀

한국의 프로축구는 올해 30주년을 맞는다. 하지만 축구팬들 중에서도 관심 있는 이들 외에는 프로축구 원년 우승팀이 어디인지 잘 알지 못한다. 그 팀은 다름 아닌 ‘할렐루야 축구단’(이하 할렐루야)이다.

할렐루야는 1980년, 당시 대한축구협회장이었던 최순영 동아그룹 회장(온누리교회 장로)에 의해 창단됐다. 이영무, 신현호, 박성화, 박상인 등 국가대표급 선수로 구성된 할렐루야는 1983년 슈퍼리그(지금은 K리그)가 개막하자 독주를 이어간 끝에 우승했다.

하지만 1986년 재정 문제로 실업팀으로 전환한 데 이어, 1998년 IMF 금융 위기로 해체되었다가 같은 해 이랜드푸마축구단과 통합돼 ‘할렐루야 축구단’으로 재 창단됐다.

이랜드푸마축구단은 1983년 기독교 선교 축구단으로 출범한 ‘임마누엘 축구단’(이하 임마누엘)의 역사와 전통을 그대로 계승한 팀이었다.

임마누엘을 이끌던, ‘기도 세레모니’의 원조 이영무(현 고양Hi FC 단장, 목사) 감독은 이랜드푸마의 감독은 물론 재 창단된 할렐루야의 단장 겸 감독을 맡아서 팀을 이끌었다.

재 창단된 할렐루야는 2006년, 경기도 안산시와 연고지 협약을 체결해 ‘안산 할렐루야축구단’으로 명칭을 변경해 내셔널리그(아마추어 리그)에 참여해 왔다. 2012 시즌을 앞두고는 팀명을 ‘안산 H(할렐루야) FC’로 바꿨다.

지난해 9월에는 경기도 고양시와 연고 협약을 맺으면서 ‘K리그 2부 리그 참가’를 공식 선언했고, 10월 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2부 리그 참가 승인을 받았다. 이에 구단 이름을 ‘고양 Hi(할렐루야 임마누엘) FC’로 변경, 지난해 12월 17일 공식 출범했다.

기독교 선교를 목적으로 하는 아마추어 팀에서 돈을 목적으로 하는 프로 팀이 된 것이다. 이영무 감독도 “프로로 진출하면서 팀 고유의 가치관은 이어가지만 종교가 주축이 되진 않는다”고 밝히며 종교색을 뺀 구단이 될 것임을 약속했다. 

▲ 논란이 된 지나달 16일 자선경기 하프타임 때의 워십댄스 모습 (사진출처: K리그월드)

“K리그 경기에선 집단적인 종교적 표현 않을 것”

하지만 ‘고양 Hi FC’는 2013년 공식 경기에 참가하기도 전에 ‘종교색’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팀 명칭에 기독교 색채가 짙은 할렐루야와 임마누엘의 약자를 넣은 데다가, 지난 1월에 ‘중남미 축구선교 축제’에 참가해서 벌인 경기 중 행한 선교적 행위로 축구팬들의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창단 시, 구단은 팀의 명칭에 대해 ‘Hi’는 고양 시민과 축구팬들에게 한발 다가서서 '하이'라고 인사하는 의미이고, ‘Higher’라는 이상과 목표를 추구하며 끊임없이 도전하겠다는 뜻을 담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식적인 장소에서 쓰인 걸개에는 이러한 설명과 달리 ‘고양 Hallelujah Immanuel Football Club’이라고 쓰여 있었고, 이를 확인한 축구 팬들은 프로축구 팀에 웬 종교적 색채냐며 항의에 나섰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1월 16일  ‘중남미 축구선교 축제’ 첫 경기인 온두라스 전에서 벌어진 △
경기 전 예배와 △하프타임 때 선수들에 의해 행해진 ‘워십댄스’, △경기 후 10여분간 그라운드에서 드려진 선수단 기도 등의 종교적 행위가 알려지자 축구 팬들의 항의는 비난과 분노로 바뀌었다.

이에 구단은 지난 1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서 중남미 전지훈련에 대한 해명의 글을 올려 팬들의 마음을 달랬다.

△33년의 역사와 전통을 계승하고자 할렐루야와 임마누엘의 이니셜을 따왔으며, △현지의 PMI교회라는 곳에서 후원을 받기에 그에 대한 최대한의 홍보를 해야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또한 구단은 “앞으로 프로전환의 취지와 국제축구연맹(FIFA)의 규정 및 방침, 한국프로축구연맹의 권고 사항, 고양시민과 축구팬의 보편적 정서에 부합하고자 한다”며 “K리그 공식경기에서 집단적인 종교적 표현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구단은 “오랫동안 종교적인 표현과 활동에 익숙해져 있는 구단의 속성상 시간이 필요한 일”이라면서 “그리고 모든 사람들 종교의 자유가 존중되듯 구단 구성원 대대인의 종교의 자유와 표현 또한 존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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