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5월 31일 딸의 결혼식 위해 고국 찾은 이요한 선교사

선교사들이 탈진하는 이유의 60%가 자녀 문제라는, KWMA의 과거 보고에서 알 수 있듯이 선교사 자녀 곧 MK(Missionary Kid) 문제는 육신의 부모로서의 선교사들 마음에 늘 무겁게 자리하고 있다.

혹자는 선교사들이 자녀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감추고 스스로를 위안하기 위한 발언으로 치부하기도하지만 선교사들은 하나같이 “하나님께서 길러 주셨어요”라고 고백한다. 

5월의 마지막 날, ‘5월의 신부’가 되는 딸아이의 결혼식에 참여하기 위해 고국을 찾은 이요한 선교사(대신세계선교회 소속)의 고백 또한 “하나님께서 길러 주셨어요”다.

이요한 선교사는 1996년 터키 앙카라에 선교사로 갔다가 하나님의 인도로 2001년 가파도기아로 옮겨 현재 ‘가파도기아 리서치센터’를 통해서 선교 활동 중이다.

앙카라에서 사역 중이던 2001년 터키 앙카라 지방 정부는 모종의 사건을 빌미로 모든 선교사들을 추방하는 한편, 선교사 자녀들이 다니던 국제학교마저 폐쇄했다. 이로 인해 30여명의 아이들이 학교에 다닐 수가 없게 됐다.

이 선교사는 교육을 위해 당시 중학교 3학년이던 아들과 중학교 1학년이던 딸을 한국에 보내기로 결심했다.

이 선교사 부부는 자녀들에게 ‘나는 이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라는 글을 쓰게 해서 비전을 갖게 한 후, 터키의 상황과 자료 그리고 자신들을 위해 기도하는 분들의 명단을 넣은 성경책과 함께 한 지인의 주소를 전하며 “이것 잃어버리면 엄마 아빠를 잃어버리는 것이다”라는 당부와 함께 “엄마 아빠 믿지 마라. 하나님만 믿고 이 주소로 찾아가라”고 했다.

이 선교사는 아이들을 보낼 때는 눈물을 흘리지 않았는데 1년 뒤 아이들의 편지를 받고는 눈물을 흘려야 했다.

무지개의 일곱 색상으로 여러 개의 글을 담은 편지를 보냈는데, ‘엄마 아빠, 미안해 하지 마세요. 우리는 선교사의 자녀인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라고 쓴 대목에서 그만 울음이 터지고 만 것이다.

5년만인 2006년, 한국에 선교 보고차 들렀을 때 잠시 본 아들과 딸은 어느새 훌쩍 자라서 우리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8년만인 올해 이 선교사는 학교 교사로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둘째의 결혼식을 위해서 고국을 찾았다.

이 선교사는 자녀들 문제 뿐 아니라 자신의 사역 또한 ‘하나님께서 하셨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 몇 권을 책으로도 담아낼 수 없을 만큼 하나님의 인도와 섭리 그리고 세밀한 손길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는 하나님께서 주신 ‘선교에 대한 빚진 마음’ 하나만으로 1996년 파송교회도 없이 터키로 왔고, 당시 터키의 수도 앙카라에서 한국인 최초로 사역했다. 이때의 외로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하나님의 돌보심과 만져주심은 그것보다 더 많았다.

앙카라에서의 선교사 추방으로 자녀들을 한국에 보낸 후 이 선교사는 2002년 1년간의 기도 끝에 6년간 사역하던 앙카라를 떠나 사전 정탐이나 아무 연고도 없이 시골 가파도기아로 와 ‘가파도기아 리서치센터’를 운영하며 선교사역 중이다.

이 선교사는 지난 2012년, 미국 인디아나 주에 있는 그레이스신학교에서 터키 1천여 대학생에게 100문항의 설문조사한 결과를 분석한 실증적 데이터를 가지고 작성한 ‘터키 청년들의 세계관’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 때 얻은 자료는 이 선교사 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선교사들의 선교사역에 귀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터키 정치인이나 학자들이 자료를 활용하기 위해 도움을 청하기도 해 강의 또는 세미나 인도도 나서고 있다. 그 결과 갑바도기아에서 유력한 한국 인사가 됐다.

논문을 쓸 때만 해도 자신의 논문이 이러한 결과를 가져올 줄은 몰랐다. 결국은 하나님께서 여호와이레로 준비하셨고 거기까지 인도하신 것이다. 그러기에 이 선교사는 앞으로의 사역도 염려도 두려움도 없다.

2006년 특정한 스폰서나 후원 없이 시작한 ‘가파도기아 리서치센터’ 신축 공사는 8년째 공사 중이다.

300평의 땅 매입 허가를 터키 정부로부터 힘겹게 얻어낸 후 지하 1층, 지상 3층의 본관 및 별관 건물을 공사 중인 이곳에서 이 선교사는 현재 진행 중인 외국어 티칭사역, 연구사역 등을 통해서 자신에게 주어진 미션을 부르심을 받는 그날까지 감당할 계획이다.

남은 공사의 완공과 자신의 남은 사역 완성의 비전을 5월의 신부가 된 딸의 모습에서 재확인할 수 있기를 기도하며 이 선교사는 딸의 결혼 준비를 곁에서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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