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문화유산 보전 시민운동단체 내셔널트러스트 “반드시 지켜야 할 문화유산”

▲ 지리산 왕시루봉의 선교사유적지(사진출처: 지리산기독교선교유적지보존연합)

지리산 왕시루봉에 있는 선교사들의 유적지가 한국 내셔널트러스트로부터 ‘반드시 지켜야 할 자연환경 및 문화유산’으로 선정됐다.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자산 기증과 기부를 통해 보존가치가 높은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확보하여 시민의 소유로 영구히 보전하고 관리하는 국제적 자연·문화유산 보전운동이다.

내셔널트러스트는 선정 이유서에서 “현재 국립공원 지역에 포함돼 철거 위험에 처해 있으나, 한국 땅에 뿌리내리고 적응해가던 이국인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문화인류학적 사료로 인정하고 보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리산 왕시루봉 일대는 1900년대 초부터 한국에 온 세계 각국 선교사들이 풍토병을 피해 정착하면서 ‘선교사 유적지’로 불렸다.

현재 이곳엔 미국 영국 노르웨이 등 세계 각국의 고유 건축양식을 본떠 지은 목조주택과 토담집 12채가 있다. 1960년대 초 국내에서 활동하던 인휴(본명 휴 린턴) 선교사 등이 지리산 일대에서 구한 나무와 흙을 활용해 지었다.

이곳은 지난 2007년 지역의 교회들이 지리산의 선교사 유적지를 보존하고 지키자는 취지로 결성한 사단법인 지리산기독교선교유적지보존연합(이사장 안금남 목사)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

최근에는 오마이뉴스가 선교사유적지를 인요한 교수의 개인 별장으로 판단해 “유적지 보존사업이 지리산 별장을 계속 유지해 활용하겠다는 특권적 발상에 불과하다”는 내용을 보도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언론중재위는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해 오마이뉴스에 정정 및 반론보도를 내라고 조정함에 따라 오마이뉴스는 “사실 확인 결과 지리산 선교사 건물은 인요한 부위원장 개인 별장이 아니며 (사)지리산기독교선교유적지보전연합에서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정정보도를 냈다.

또한 보존연합의 ‘왕시루봉 선교사 유적 건물은 별장이 아니라 수양관 건물로 한국의 토속건축자재를 이용한 독특한 건축양식으로 지어졌다는 점에서 문화재적 가치가 크다’는 입장을 반론보도했다.

이와 관련 내셔널트러스트는 “철저한 출입관리와 엄격히 제한된 활용 방안을 수립해 환경 영향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휴 선교사의 후손인 인요한 박사는 26일 열린 시상식에서 “2007년 철거위기에서 이 자리에 서기까지 감격이 너무 커서 목이 메인다”면서 “지리산 왕시루봉에 있는 각국의 건축물 형태들은 꼭 기독교와 종교를 떠나서라도, 개화기 근대사의 중요한 역사 현장이며, 노르웨이, 일본, 영국, 미국식 건축물들을 소중하게 보존할 필요가 있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이 외에 강화도 남단 갯벌, 낙동강 삼락둔치, 장봉도 풀등, 망우리 공원의 유명인 묘 등을 '꼭 지켜야 할 자연·문화유산'으로 선정해 이날 함께 시상했다.
 

 

▲ 26일 수상소감을 밝히는 인요한 박사(왼쪽 2번째)와 (사)지리산기독교선교유적지보전연합 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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