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하셨습니다’가 성도들 일상의 고백인 복있는교회 담임

자기 부인이나 자식 자랑하는 사람을 흔히 팔불출이라는 일컫는다. 그렇다면 자기 교회 자랑하는 목회자 역시 팔불출임에 다름없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교회는 정말로 건강한 교회’라며 기꺼이 자랑하는 목회자가 있다. 복있는교회 정동천 목사가 그 주인공이다.


정동천 목사가 섬기고 있는 교회는 주일 출석 교인이 고작(?) 3백여 명인 교회다. 정 목사는 복있는교회가 다른 교회들처럼 교회 성장에 초점을 맞춰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돌렸다면 적어도 지금 인원보다는 많이 모였을 것으로 확신한다.

하지만 정 목사는 그렇게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렇게 하지 않을 생각이다. 프로그램을 돌려서 성장을 일꿨을 경우 누군가 ‘교회 성장의 비결’을 물으면 ‘OO프로그램 때문’이라고 대답하게 되는데 이것이 싫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하셨습니다’가 돼야 하는데 프로그램들을 돌리면 하나님의 자리에 해당 프로그램이 대신 앉게 되지요.”

복있는교회는 교회 내 여유 공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복지센터나 선교센터도 운영하지 않는다. 그러한 시설이 교회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됨으로써 ‘하나님 덕에 교회가 유지되고있잇습니다’라는 고백의 자리에 ‘선교센터 또는 사회복지센터 덕에 유지되고 있습니다’가 자리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복있는교회가 교회가 가지고 있는 운영 중인 유일한 프로그램(?)은 오직 ‘공예배’ 뿐이다. 주일예배, 수요예배, 새벽예배, 새벽기도회, 금요기도회가 전부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많은 교회들에 있어서 예배가 일종의 액세서리 정도로 취급받는 것과 달리 복있는교회에서는 ‘예배’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이다.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서, 교회를 유지하기 위해서, 교회가 성장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다.

“교회란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곳이며,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시는 곳입니다. 이러한 일들은 예배 중에 일어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예배에, 곧 하나님께 집중하게 되지요, 그렇게해서 은혜를 입게 될 때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하나님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하셨습니다’라는 고백이 저절로 나오지요. 이러한 곳에는 ‘내가(했다)’, ‘목사님이(했다)’, ‘OO가(했다)’, ‘어떤 프로그램이(했다)’라는 말이 들어설 자리가 없죠.”

정 목사가 이러한 교회론 내지는 목회철학을 갖게 된 것은 과거 교회의 힘들었던 시기 곧 ‘하나님만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하나님의 일하심을 자신과 교인들이 체험한 때문이다.

정 목사가 2002년 2대 담임목사로 부임하니 110명 정도 모이던 교인들이 후임 목회자 선임 문제로 야기된 갈등으로 인해서 이미 분쟁 중이었다.

그 정도가 너무 심해서 어느 예배 시간에 “지금 우리교회는 교회가 아닙니다. 교회로서의 존재 가치가 없습니다. 그러니 교회를 팔아서 다른 교회에 헌금을 하거나 기부를 하든지, 아니면 나눠 갖든지 하고 각각 자기에게 맞는 교회를 찾아서 가십시다”라고 선언을 했을 정도다.

“그때부터 교인들의 생각이 조금씩 바뀌는 게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하지만 전부 다는 아니었습니다.”

복있는교회는 2004년 정 목사가 시찰회에서 만난, 건축을 하는 어느 교회 장로 한 사람이 ‘교회 건물을 먼저 지어 줄 테니 10년간 분할 상환하라’는 제안에 교인들의 동의를 얻어 예배당 건축을 시작하기로 했다.

시작도 하기 전, 설계 문제로 건축업자인 장로가 손을 뗐다. 하지만 건축을 중단할 수 없었다. 이미 교회 옆 모퉁이 땅을 융자(10억)를 안고 매입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비교적 부유하고, 지식층으로 분류되던 교인 30여명이 교회를 떠나버렸다. 교인은 80여명으로 줄었다.

어떻게든 건축을 해야한다는 생각에 은행 융자를 받기 위해 정 목사는 대출서류를 꾸몄다. 500여명이 교회에 출석하는 것으로 해서 헌금 수입 등을 거짓으로 작성했다. 서류를 마무리한 날이 수요일이었다.

수요예배에 말씀을 전하기 위해서 강단에 선 정 목사는 도저히 설교할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자신이 했던 부끄러운 행위, 강단에서의 가르침과 어긋났던 행위를 고백하며 교인들에게 용서를 구했다. 그리고는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않은 방법을 찾아보자”고 말했다.

이후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항존직들이 자신들의 집을 담보로 제공하며 ‘담보대출’로 변경하자는 것이었다.

이에 어렵지 않게 대출을 받을 수 있었고, 이후 건축이 잘 마무리돼 건축 시작 2년만인 2006년 8월 입당예배를 드렸다.

그런데 진짜 놀라운 변화는 담보대출 이후 교인들에게서 일어난 변화였다.

교회가 잘못되면 집이 날아갈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인지 그간의 갈등들을 뒤로하고 교회의 안정에 모두가 힘을 쏟기 시작한 것이다. 정 목사 부임 4년 만에 교회에 평온이 찾아왔다.

80여명이 매월 3천만원 되는 이자를 감당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것이 불만이나 교회 이탈 등과 같이 좋지 못한 모습으로 표출되지 않고 ‘다른 것 의지 말고 하나님만 바라고 의지하자’는 신앙의 모습으로 표출됐다.

“그때 성도들이 ‘우리 힘으로는 할 수 없으니, 교회 문을 닫게 하시든 계속 열게 하시든 하나님께 맡기고 우리는 교회 본연의 일을 하자’고 해서 이웃을 섬기기로 해 매월 1회 이웃의 어려운 가정에 쌀을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올해로 8년째인데 옆 동네에까지 대상을 넓혀 섬기고 있습니다.”

그러자 성도들이 하나 둘 늘기 시작해 지금은 등록교인 5백 명에 주일 평균 출석 3백 명 이상이 됐고, 교회 재정도 나아져 건축 빚은 점점 줄고 있다. 안정적인 재정운용이 가능해진 것이다.

그때 정 목사는 다짐했다. 성도들이 하나님만 바라볼 수밖에 없는 목회를 하겠노라고. 그래서 성도들이 ‘모든 것은 하나님이 하셨습니다’라고만 고백할 수 있도록 하겠노라고. 그렇게 해서 택한 것이 오직 예배로만 승부하는 것이었다.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는 성도들이 점점 늘어갔고, 그 은혜를 어떻게든 나누려했다. 이웃돕기 쌀 나눔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수가 확대됐고, 교회 봉사의 기회가 생기면 자원하는 자가 늘 넘쳐서 누구에게 맡겨야 할지를 매번 고민 중이다.

“그러니 저희 교회가 ‘건강한 교회’가 아니면 어떤 교회가 건강한 교회이겠습니까”라면서 “이러한 교회에서 목회하는 저는 참으로 행복한 목회자입니다”라고 고백하는 정 목사는 정말로 '거룩한 팔불출'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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