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학 목사 '목양 칼럼' (12)
한결같은 주님의 사랑을 체험하며 사셨나요?
언젠가 어머니와 함께 시장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다른 길을 이용해서 혼자 가보려고 갔다가 길을 잃어버린 적이 있습니다.
그 동네를 몇 시간이고 돌아봐도 시골에서 갓 이사 온 시골 촌놈이라 방법이 없는 겁니다. 어느 정도 지났을까 사람들이 무조건 파출소로 찾아가라 했습니다. 결국 물어물어 경찰서를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그곳에 어머니가 먼저 와 계셨습니다. 어머니도 몇 시간 장 보따리를 들고 저를 찾으셨던 모양입니다.보통의 어머니들 같으면 큰소리와 함께 한 대 때렸을 텐데, 어머니는 그저 한없이 우셨습니다. 모든 게 나의 모험심 때문에 내가 잘 못된 길을 택했다가 일어났는데, 어머니는 얼마나 저를 찾아 다녔는지 돌아오는 길에 주저앉았습니다.
정말 세상에 아름답다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닙니다.한 마리의 양떼를 귀하게 여기는 마음입니다. 원래 아름다울 미(美)는 양 양(羊)와 큰 대(大)를 합쳐 놓은 것입니다. ‘아름답다’는 것은 양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크게 여기는 마음입니다. 아니, 양처럼 연약한 한 영혼을 크게 생각하는 마음입니다.
요즘 사역하면서 상처 입은 영혼들을 만날 때면 마음 한구석에 목회자로서 균형 있게 가르치지 못한 죄송한 마음이 밀려옵니다.신앙의 의미를 잃고, 주일이면 교회에 나가는 즐거움보다는 사역이 눈앞에 걱정이 될 정도로 지쳐 있는데, 정말 사랑한다면서 그 아픔을 헤아리지 못하고 성장만을 위해 그 무거운 짐 위에 또 짐을 올려놓으려고 했던 마음이 한 없이 미안합니다.
교회가 주의 일을 감당해야 하지만, 채워지기도 전에 모든 게 고갈 나는 형국이니, 누가 신앙의 참 행복과 자유를 누리며 살겠습니까?주님이 찾으시는 한 영혼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했던 영혼입니다. 상처를 해결할 수 없어 후미진 골목 어딘가에 숨어있는 자들입니다.
어찌 보면 정말 주님을 모르는 사람을 찾기보다 지쳐 있는 영혼을 깨우는 사역이 더 급한지 모릅니다.다시 일하는 교회로서가 아니라 주님을 닮아가는 거룩한 욕심으로만 새롭게 시작하길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