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스인생] 오랜 침묵 후 감독한 영화 ‘시선’ 개봉 앞 둬

29세의 젊은 나이에 영화 ‘별들의 교향’(1974)으로 화려하게 데뷔, 당시 한국영화 신기록을 세우며 한구경화의 리얼리즘의 신호탄이 된 ‘바람불어 좋은 날’(1980)을 비롯해 ‘바보선언’, ‘낮은 데로 임하소서’(1981) 등 20여 편의 작품을 연출하며 한국 영화계에 큰 획을 그은 이장호 감독.

그가 18년 만에 새로운 작품 ‘시선’을 가지고 우리 곁에 다가왔다.

지난 해 11월에 있었던 제 18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 비전’ 부문에 초청된 ‘시선’은 영화관계자들과 관객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기도 했다.

한 해를 새롭게 시작하며 자신을 이제 시작하는 ‘신인 감독’이라 소개하는 이장호 감독을 2014년 <플러스인생 1월호>가 만났다.

“고난의 시간들을 무려 28년을 겪었지요. 87년도에 여덟 편의 작품이 제작에 실패했고, 집도 경매가 들어가고, 교통사고도 크게 나고…. 개인적으로는 혹독한 시련기였고, 내리막길이었습니다. 보통 그렇게 오랜 시간 내리막이면 죽음에 이르는 경우가 많지요. 하지만 하나님께서 제 인생에 지속적으로 브레이크를 잡아주셨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는 담담히 지난 시간들이 하나님께서 깨달음을 통해 자신을 자라나게 하셨던 시간이라고 고백한다. 그래서 그는 그 시간을 ‘아름다운 내리막길’이라고 생각한다.

긴 시간 동안 직접 영화를 연출하는 일은 떠나 있었지만, 평생 직업이 영화감독이다 보니 그 시간 동안 학교에 있으면서 후학을 양성하느라 바빴다. 그는 현재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 부학장을 맡고 있다.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시선’은 그가 <침묵>이라는 일본소설을 읽다가 떠오른 ‘순교’와 ‘배교’에 대한 생각들을 지난 2007년 발생한 아프가니스탄 한국인피랍사건과 결합시켜 만든 작품이다.

“소설 <침묵>에서는, 개화기시절 포르투갈 신부가 일본에서 ‘배교’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봉착했고, 결국 신부의 신분을 내려놓게 되죠. 이때 교황청에서는 그의 신부의 자격을 박탈하고 공식적인 ‘배교자’로 낙인이 찍힙니다.”

“하지만 그는 일본에서 현지인과 결혼, 끊임없이 구제와 선교활동을 하며 끝까지 그들을 섬기죠. 인간의 ‘시선’으로 봤을 때는 ‘배교자’이지만, 하나님의 ‘시선’으로 봤을 때는 ‘순교자’였던 겁니다. 이를 한국에서 영화화 하려면 조선개화기로 바꿔야 하는데, 제작비가 너무 많이 들어서 고민하다 지난 2007년 발생한 아프가니스탄 한국인피랍사건과 결합해 지금의 이야기가 나오게 된 겁니다.”

‘납치된 이들과 납치한 이들, 그 사이에서 강요되는 배교. 우리가 그러한 상황 속에 처해진다면,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우리의 기준과 하나님의 기준은 과연 어떤 것일까?’를 묻고 싶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작품을 대하는 자세가 과거와 달라졌음을 고백한다. 과거엔 개인의 인기와 돈벌이를 위해 영화를 만들었고, 그러다보니 돈과 명예를 지키기 위해 전전긍긍한 시간들을 보냈지만 아름다운 내리막길의 끝에서 전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영화를 바라보게 됐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시선이 중요한 책임 있는 영화인이 되고 싶은 소망이 일어났지요. 그래서 사람이 살아가는데 신앙은 무엇인가, 믿음의 문제를 다루면서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이 함께 볼 수 있는 보편적인 영화를 만들고자 노력했습니다. 그 첫 열매가 바로 ‘시선’입니다.”

그에게 있어서 하나님은 자상히 곁에서 항상 지켜보시며 보호하시는 분이면서 강한 의지로 저를 훈련시키는 바람직한 교육자이시기도 하다.

“부모조차 그렇게 못하지요. 저는 이런 하나님을 통해 내리막길에서도 감사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시간을 지난 사람만이 자기인생에서 미션을 감당할 수 있습니다.”

그는 신앙인으로서의 자신을 ‘사법고시 준비생’으로 비유한다.

고시생이 법을 외우지 않으면 시험에 패스할 수 없듯이 삶속에서 말씀으로 영혼을 살찌우지 못하면 영원한 주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문을 지날 수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삶속에서 하나님의 복음을 입력시키려면 영혼을 살찌워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성경말씀이지요. 그 문을 통과할 자격은 영혼을 살찌우는 말씀을 늘 묵상하고 기억해야 주어지는 것이 아닐까요?” (웃음).

(영화 감독 이장호의 인터뷰 기사 전문은 2014년 <플러스인생 1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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