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자연 목사에 이어 이용규 목사도 세습 완료

▲ 임시 사무총회 후 기자회견 중인 이용규 목사(우측)

얼마 전 감리교가 세습방지 법안을 통과시켜 교계는 물론 사회로부터 많은 공감과 함께 찬사를 받은 바 있다. 그러나 한국교회를 대표한다는 한기총 전임 대표회장들이 줄줄이 ‘세습’을 강행하고 있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성남성결교회 임시 사무총회 열고 ‘아들’ 목사 후임 청빙 결의

지난해 10월 한기총 대표회장을 두 차례나 지낸 길자연 목사(왕성교회)가 후임으로 아들 길요나 목사를 앉힌 데 이어, 또 다른 전임 한기총 대표회장인 이용규 목사(성남성결교회)도 자신의 아들(이호현 목사)을 후임으로 결정했다.

성남성결교회는 20일 전교인이 참석하는 ‘임시 사무총회’를 열고 지난달 22일 은퇴한 전임 이용규 목사의 아들 이호현 목사를 새로운 담임목사로 청빙할 것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날 회의에는 재적인원 405명 중 200명이 참석했으며 130명은 위임장을 제출했으며, 이날 회의는 임시 당회장인 임창희 목사(은행동성결교회)가 이끌었다. 이 목사는 찬반 여부를 놓고 구두로 물어, 반대 의사가 없자 후임 청빙 건이 통과됐음을 선언했다.

임시 사무총회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용규 목사는 “세습은 정당한 절차 없이 밀실에서 몰래 하는 것이지, 우리처럼 적법한 절차를 거친 것은 세습이 아니라 ‘청빙’으로 불러야 한다”며 “교인들이 원했기 때문에 아무 문제없다”고 밝혔다.

기성 총회는 부담임 목사를 사임한지 2년이 되지 않는 목회자의 동일 교회 담임자 취임을 금지하고 있다.

이호현 목사는 아버지 이용규 목사 밑에서 부목사로 사역하다가 지난 2011년 2월 6일 사임을 한 후, 협동목사로 사역해 왔다.

이를 두고 이용규 목사의 은퇴 시점에 맞춰 후임으로 취임하기 위한 전략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편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는 이날 예배가 진행되기 전, 성남성결교회 앞에서 세습반대 1인 시위와 함께 ‘교회 세습의 부당성과 한국 교회에 미치는 악영향’이라는 제목의 유인물을 나눠주며 세습에 반대할 것을 요청했으나, 반대는 한 표도 나오지 않았다.

성남성결교회 교인들 중에는 세습에 반대해 이미 교회를 떠난 성도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교계 정보에 밝은 한 인사는 “두 사람 외에도 한기총 대표회장을 지낸 이들 중에 자신의 아들에게 교회를 물려주는 ‘세습’을 계획 중인 이들이 몇몇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전임 (대표회장)들 사이에 (세습이) 유행이 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 1인 시위 중인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 회원

 

저작권자 © 뉴스앤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