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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칼럼] WCC 부산 총회와 한국교회 선교세계교회 에큐메니칼운동의 영적 흐름에 합류, 선교지평 변화 기회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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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0.12  10: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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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선교와 에큐메니칼운동

▲ 임재훈 목사
2천년 교회 역사상 가장 획기적이고 혁명적이라고 평가되는 20세기 에큐메니칼운동의 태동이 ‘선교지에서의 선교 사업을 위해 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위해 모인 1910년 에딘버러 세계선교대회(Edinburgh World Missionary Conference)에서 이루진 것은 역사적인 우연이 아니다.

독일계에서는 경건주의(Pietismus)라는 이름으로 그리고 앵글로 색슨계에서는 대각성운동(Awakening)으로 불린 복음주의운동은 그 열매로서 18-19세기 개신교 세계선교운동을 낳는다.

이로 인해 세계선교의 주도권은 종교개혁 이후 두 세기동안 로마 카톨릭교회에 열세였다가 윌리엄 캐리를 깃점으로 19세기 이래 개신교회의 차지가 된다.

19세기 개신교회의 이른바 '선교폭발'(W. Hogg)은 교회사가 라투렛이 그 시대의 세계복음화 운동의 성과를 가리켜 “위대한 세기”(the Great Century)라고 일컬었을 만큼 세계선교사의 정점을 이룬다.

그러나 세계선교운동의 과열된 열기는 서구교회의 모든 에너지를 세계선교에 쏟음으로 선교지에서의 과다한 경쟁과 복음전파의 비효율성이라는 폐단을 초래한다. 이에 선교현장으로부터 우러나온 교회분열에 대한 반성과 함께 연합과 일치의 모색이 에딘버러 세계선교대회로 모아진다.

그 모임을 기점으로 1921년 국제선교협의회(International Missionary Council, IMC)설립, 1948년 세계교회협의회(WCC)창립, 1961년 국제선교협의회와 세계교회협의회와의 통합(제 3차 뉴델리총회), 그 후 WCC 세계선교와 전도위원회(Commission on World Mission and Evangelism, CWME)를 통한 에딘버러 전통의 계승 등 일련의 에큐메니칼 선교운동의 여정이 전개된다.

개신교 선교의 아버지로 불리는 영국침례교회 인도선교사 윌리엄 케리가 1810년에 세계선교사들이 10년에 한 번씩 모여서 선교과제를 함께 논의할 것을 제기한 이래 그의 꿈이 그로부터 백년 뒤인 에딘버러 세계선교대회로 실현되고 오늘날까지 세계교회협의회를 통해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에큐메니칼운동은 처음부터 선교를 전제로 시작되었고 선교현장이 에큐메니칼운동을 요구하였다.

그런데 세계선교 즉 세계복음화운동에 근원을 둔 에큐메니칼운동에 대해 그 대립어로 오늘날 복음주의라는 말이 사용되고 있음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교회의 일치와 연합, 선교의 일치와 연합은 기독교의 본질 가운데 하나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미 친히 행하신 기도 가운데 “그들도 다 하나가 되어 .. 세상으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게 하옵소서”(요 17:21)라고 말씀하셨다.
에큐메니칼의 근본 목적은 “세상으로 하여금 믿음을 갖게 하는데 (즉 선교에) 있다” (독일감리교회 로제마리 벤너감독, German Central Conference of the UMC, 2012).

하나님의 선교와 에큐메니칼선교

“이 세대 안에 세계복음화”를 주제로 열린 에딘버러 세계선교대회(WMC, 1910)는 향후 10년을 하나님의 시간(카이로스)으로 선포하며 세계선교를 위해 온 교회가 일치, 연합 주력함으로 세계복음화의 과업을 이룰 것을 야심차게 제안하였다(J. Mott).

하지만 역사는 그들이 기대했던 만큼 낙관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곧이어 제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였고 연이어 제 2차 세계대전을 겪음으로 기독교국가 간의 분열과 일치와 연합의 좌절이라는 아픔을 겪는다. 이러한 역사적 현실에 직면하면서 선교의 목적이 단순히 영혼 구원에 한정할 수 없고 개인의 구원과 교회의 개척을 넘어서 하나님의 통치, 하나님의 나라가 선교의 최종목적임을 인식하게 되는데 여기에는 뉴욕에서 빈민사역을 하며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였던 라우센부쉬의 기여가 크다.

제 2차 세계대전 후 아시아·아프리카의 탈 식민지화, 서구선교사들이 오랫동안 공들여 개척한 선교지 중국이 공산화되어 죽의 장막으로 폐쇄됨으로 그 충격 속에서 변화한 세계현실에 대처하고자 1952년 독일 빌링엔에서 역사적인 국제선교대회가 개최된다.

빌링엔국제선교대회는 식민지시대의 종언과 함께 선교사(史)에 있어서 바스코다가마시대(Vasco-da-Gama-Epoche)가 종식되었음을 선언한다. 더 나아가 이제까지의 (서구)교회중심의 선교를 근본에서 재검토하고 새로운 신학적 패러다임을 모색함으로 삼위일체 하나님 자신이 선교를 수행하시는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 개념이 태동한다. 이 대회에서 칼 하르텐슈타인(Karl Hartenstein)은 선교를 교회의 선교가 아닌 삼위일체 하나님 자신의 구원역사로 이해하는 하나님의 선교개념을 주창한다. 그는 교회의 선교를 하나님 자신이 수행하시는 하나님의 선교에 참여하는 것으로 즉, 삼위일체 하나님의 보내심의 한 부분에 참여하는 것(Mission als Teilhaben an der Sendung des Dreieinigen Gottes)으로 이해한다.

하나님의 선교개념은 성서학자인 게오르그 피체돔에 의해 그의 저서 ‘하나님의 선교’에서 구체화되고 세계교회에 확산되며 1968년 WCC 제 4차 웁살라총회에서 J. C. 호켄다이크가 선교신학적으로 정립함으로 에큐메니칼 선교신학의 핵심개념으로 자리 잡게 된다.

하나님의 선교신학에 기초를 둔 선교개념이 에큐메니칼선교이다.
에큐메니칼이란 오이코우메네(οικουμενη)라는 헬라 개념에서 유래하며 그 원 뜻은 ‘사람들이 사는 모든 곳’을 나타낸다.

넓은 의미에서 에큐메니칼선교란 과거 교회중심적 선교로부터 사람들이 사는 모든 곳인 세상중심적 선교로 전환하는 것을 말한다. ‘세상으로 하여금 교회의 선교의제를 말하게 하라’는 1968년 유럽교회협의회 보고서는 에큐메니칼선교가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표현한다. 이 보고서는 그동안 통념적으로 받아들여졌던 하나님과의 관계도식을 ‘하나님-교회-세상’에서 ‘하나님-세상-교회’로 전환하였다.

좁은 의미에서의 에큐메니칼선교란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서구 식민지배로부터 독립한 선교지의 민족교회들이 더 이상 선교사와 선교기관의 지도를 받지 않고 교회와 선교의 독립을 이룸으로 선교 지도력이 현지 민족교회로 이양된 상황에서의 선교를 말한다. 즉 선교는 더 이상 선교기관이 현지교회를 상대로 하는 것, 서구에서 비서구를 향한 북에서 남으로, 서에서 동으로의 일방적인 것(monodirectional)것이 아니라 상호교회 간에 각 지역의 선교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협력’하는 것을 의미하게 되었다. 그래서 선교사라는 명칭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고 이른바 에큐메니칼 협력자(ecumenical coworker/Ökumenischer Mitarbeiter)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된다.

에큐메니칼이라는 용어에 대해 좀 더 부연한다. 이 말은 크게 세 가지 의미를 지닌다. 첫째, 교회 일치를 위한 전 세계 교회를 망라하는 의미이다. 이 경우에 있어서 에큐메니칼선교란 선교를 행하시는 하나님의 선교에 참여하는 교회들의 일치와 연합, 선교의 일치와 연합을 의미한다. 둘째, 20세기 후반에 신학적 진보와 보수 간의 양극화 과정 중에 소위 복음주의(evangelical)의 대립어로 사용된다. 국내에서는 이런 의미에 더해 민주화운동 등 사회선교의 경향을 에큐메니칼이라 한다. 이것은 에큐메니즘을 굉장히 협의적으로 제한하는 것이다. 셋째, 종교간의 대화(inter-faith dialogue)를 의미한다. 다만 이 세 번째 의미는 그냥 에큐메니칼이라 하지 않고 확대된 에큐메니칼(wide(r) ecumenism)이라고 하며 세계교회협의회는 이에 대한 논의를 하지만 공식적으로 수용하고 있지 않다.

에큐메니칼이라는 용어를 첫 번째 의미로 사용함에 있어서는 누구에게도 무리가 없으리라 여겨진다. 그리고 두 번째 의미에 있어서도 교회정치 영역에서라면 모를까 실제 선교현장에서 만인을 구원하시고자 하는 하나님의 마음(딤전 2:4)으로 ‘선교’에 전념하는 사역자들 간에는 복음주의진영과 에큐메니칼진영이 이미 대립이 아닌 협력의 단계에 와 있음을 경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벤자민 베크너는 세속화된 후기기독교 사회로서의 유럽선교를 위해 범 유럽 교회의 연합을 주장하며 성경에 바탕을 둔 에큐메니즘(Biblical Evangelical Ecumenism)을 구축할 것을 주장한다.

국내 일부 교단에서 에큐메니칼이라는 용어 자체에 대해 제대로 된 이해가 없이 거부감을 보이는 모습을 접하면 몹시도 안타깝다.

변화하는 상황에서의 협력선교

이번 WCC 제 10차 부산총회에서는 세계교회협의회가 1982년 제정한 ‘선교와 전도: 에큐메니칼선언’을 발표한지 30년 만에 그간의 변화한 상황을 반영한 새로운 선교선언문 ‘함께 생명을 향하여: 변화하는 상황에서의 선교와 전도’(Together towards Life: Mission and Evangelism in Changing Landscapes)문서가 발표된다.

WCC 세계선교와 전도위원회(CWME)에 의해 기초되고 이미 2012년 WCC 중앙위원회의 승인을 얻은 이 문서는 오는 10월 발표 후 향후 세계교회가 나아가야 할 선교의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 역할을 할 것이다.

이 선언문의 내용적인 특징은 첫 번째, 이른바 ‘변화된 에큐메니칼의 지형’ 즉 교회일치와 연합의 동반자로서 에큐메니칼 진영내의 교회들만이 아닌 복음주의교회와 오순절교회들의 포함을 전제한다는 점이다. 그간 복음주의진영의 제 2차 마닐라 로잔대회(LCWE 1982)와 제 3차 케이프타운 로잔대회(LCWE 2010)이후 세계선교지형을 파악하는 신학적인 인식은 양진영간에 괄목할 만큼 서로 접근해 있다.

두 번째는 세계교회의 선교에 있어서 성령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점이다. 선교란 삼위일체 하나님의 선교의 범주 안에서 ‘성령의 선교’임을 전제한다. 112개 조항으로 구성된 이 문서는 선교의 영: 생명의 호흡, 해방의 영: 주변으로부터의 선교, 공동체의 영: 도상위에 있는 교회, 오순절의 영: 모든 이들을 위한 복음 등 네 단락으로 구성됨으로 성령론에 방점을 두고 있다.

세 번째는 선교지형의 변화 즉 여전히 복음화가 안 된 세계 1/3 지역 외에 1989/90년 동유럽 사회주의국가들의 개방이후 대두된 동유럽의 선교와 세속화된 서유럽의 재복음화, 비서구교회의 성장과 약진 등의 상황을 반영한다.

이 문서로 인해 현재 에큐메니칼진영과 복음주의진영으로 양분되어 있는 세계선교의 두 흐름이 성령의 역사가운데 화해와 일치, 동반자적 선교협력을 이루기를 바란다.

한국교회 선교의 변화

WCC가 10차 총회 장소로 한국과 시리아 중 고심 끝에 한국을 선정한 것은 한국교회가 지닌 몇 가지 장점 때문이라고 한다.

한국교회는 첫째, 강력한 영성과 선교동력을 지닌 젊은 교회로서 새롭게 부상하는 미래형 교회이다. 둘째, 한국교회는 복음주의교회와 오순절교회가 공존하는 교회로서 이는 에큐메니칼운동의 심화와 확대를 지향하는 WCC 정책에 중요한 방향을 제시한다. 셋째, WCC 한국총회는 한반도통일에 대한 WCC의 지속적인 지원을 구체화하는 의미가 있다. 넷째, 한국교회는 역사적으로 타종교와 평화로운 공존과 협력을 해오고 있으므로 WCC는 이를 한국에서 배우려고 한다.

한국교회는 밖에서 볼 때 서구교회와 달리 기독교왕국(christendom)과 제국주의를 경험해 보지 않은 고난의 영성을 지닌 교회이다. 여기에 비서구교회의 주자로서 세계교회 에큐메니칼운동에 기여할 잠재력이 있다.

WCC 부산총회를 통해 한국교회가 세계교회 에큐메니칼운동의 영적 흐름에 합류해 선교지평이 변화됨은 물론 한국교회와 세계교회 모두가 사는 상생(相生)을 이루어 우리 시대의 남은 과업을 이루어드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감리교 교단지 '기독교세계' 2013년 10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제한된 지면으로 인용문의 출처를 충분히 밝히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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