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하차 강문호 목사 “밥만 샀는데도 5억 들었다” 폭로

최근 금권선거를 이유로 교단 수장인 감독회장에 대해서 당선무효 판결 내린 기독교대한감리회. 그 재판 과정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돈 선거’의 실상을 폭로한 바 있는 강문호 목사가 ‘돈 선거’ 실상 내역을 좀 더 자세히 폭로해 파문이 예상된다.

증언 당시 선거를 돕겠다는 특정 브로커로부터 8억원까지 요구 받은 사실이 있다고 털어 놓았던 강문호 목사는 3일 감리교 소식을 주로 다루는 인터넷 신문 <당당뉴스>에 ‘8억의 진실’이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강 목사는 기고 글에서 선거운동 당시 기록했던 자신의 선거 일지 내용 중에서 목사 브로커, 장로 브로커, 조직 브로커의 대표적 사례를 각 1개씩 폭로했다. 이 중에는 지난 증언에서 밝힌  ‘8억원’을 요구한 브로커의 사례도 포함돼 있다. <당당뉴스>의 승낙 하에  3가지 사례를 ‘부분 전재’한다.

<목사 브로커 예 1>

12월 31일 2012년이 다 가는 마지막 날 XX 연회 XX 목사가 방문하였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강 목사님이 되실 것을 믿습니다. 여론이 그렇습니다. 이왕 우리가 선거운동할 것인 데 될 분을 밀어 드리고 싶습니다. 200명을 확실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나는 기쁨으로 화답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내가 해드릴 것이 있나요?” XX 목사님은 나에게 다음과 같은 조건을 말했습니다.

(폭팔할 뇌관이라 명목 공개 안 함) 2,000만
XX 대회 치루는 비용 1,000만
30명 참모 50만원 2회 3,000만
200명 유권자 일인당 30만원 6,000만
식사비 600만
당선비 사례비 1,000만

모두 1억 3,600 만원입니다. 기가 막혔습니다. 감리교 선거의 부패상을 역역히 보는 듯하여 아팠습니다. 나는 두 눈을 쳐다보며 말했습니다.

“드릴 돈이 있고, 못 드릴 돈이 있고, 조정한 돈이 있습니다. 나중에 이야기하십시다.”

그리고 돌려보내고 끝났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선거에 뛰어든 것을 후회하였습니다.

(XX 목사님. 정말 죄송해요. 감리교를 위하여 목사님을 끌어 들였습니다. 용서하세요. 마음 아프게 한 것을 어떻게 보상드려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마음이 아픕니다. 먼 훗날 서로 용서의 얼굴로 만날 수 있기를 바래요. 나 정말 울고 있어요.)

<장로 브로커 예 2>

면목동 장로교회 집회를 인도하고 있었습니다.

XX 장로가 만나고 싶다고 전화하였습니다. 집회중이라고 하였더니 오시겠다고 하였습니다. 사람만나기가 조심스러운 시기였습니다. 누구와 만나도 소문이 날 때였습니다. 나는 이제 선거전이 시작되기 전이고 교단 정치를 하지 않았기에 사람들의 성분을 아직 파악하지 못 하고 있었습니다. 참모 장로님에게 XX 장로가 찾아오고 있는 데 어떻게 하면 좋은 지 물었습니다.

“만나러 오는 사람을 거절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같이 일할 분은 아닙니다. 그 분을 붙잡으면 다른 편을 놓치게 됩니다.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습니다. XX 장로 반대편을 잡아야 합니다. 무슨 이야기하든지 듣는 것으로 끝내세요.”

이미 내게는 XX 장로에 대한 거부감 예방주사를 맞은 것이 되었습니다. 조금 후 그는 지하철을 타고 와서 내 숙소에 도착하였습니다.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는 서론이었습니다. 이제 본론이 나왔습니다.

서류 봉투에서 서류를 내놓으면서 말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유력한 분은 목사님이십니다. 우리가 돕고 싶습니다. 선거를 이렇게 하면 됩니다.”

그리고 그가 내놓은 소위 ‘선거 계획서’는 8억 짜리였습니다.

전국 목사, 장로, 유권자 조직표를 멋지게 만들었습니다. 일목요연하였습니다. 그들에게 각각 주어야 하는 선거비용들이 산출되어 있었습니다.

식사비, 활동비 그리고 예비비 세 가지였습니다. 그는 계획서를 보이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강 목사님. 우리 조직은 선거 경험이 많기 때문에 모이라면 일사 분란하게 모이고 잘 협력이 되고 있기에 선거가 잘 될 것입니다. 8억 정도 준비하시고 선거에 임하세요. 내 사무실이 서소문에 있습니다. 목사님 교회는 서울 한 쪽에 있기에 사람들이 오기에 불편합니다. 제 사무실을 사용하십시오. 중앙에 있어서 편리합니다. 그리고 월세로 들어 있는 데 선거기간 동안 월세는 목사님이 부담하시면 됩니다. 전화도 우리 사무실에 있는 것을 사용하시고 전화 요금도 목사님이 내시면 됩니다.”

나는 그가 선거 대행 업체같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나는 이미 거절예방 주사를 맞았기에 결정이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장로님! 잘 들었습니다. 조언에 감사드립니다. 우리 장로 참모들과 의논하겠습니다.”

XX 장로는 선거 예산서는 참고하라고 하면서 탁자에 놓았습니다(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이 문서입니다. 타이핑한 문서가 아니라 친필로 쓴 문서입니다.) 그러나 전국 조직표는 도로 봉투 안에 넣었습니다. 나는 조직표를 보기만 하였습니다. 전국 조직이 연회별로 잘 되어 있었습니다. 여기에서 우리의 만남은 끝났습니다. 그 후 그는 끝까지 우리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XX 장로님. 저를 도와주시려고 오셨었는데 이렇게 되어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먼저 전화 주세요. 제가 먼저 전화드릴 용기가 없습니다. 문서는 공개할지언정 장로님 존함을 공개하지 않을 것입니다. 장로님. 용서하세요.)

<조직 브로커 예 3>

XX 연회 XX지방 XX 조직이 있습니다.

XX 장로, YY 장로가 전 회장입니다. XX 장로는 아버지가 주례하고 아버지가 세운 장로입니다. YY 장로는 아버지가 목회하던 교회 나중에 등록하여 다닌 장로입니다. XX 장로님이 전화를 주었습니다.

“강 목사님! XXX후보가 밀어달라고 하는 데 월요일 9시에 만나기로 되어 있습니다. 내가 어떻게 그 분을 밀어요. 강 목사님을 밀어드리고 싶으니 내려 와요.”

“저 그 시간에 설악산에 정책만들러 가는 시간이라 갈 수 없습니다. 화요일 저녁은 가능합니다.”

“그러면 우선 전화로 말씀드리지요. 강 목사님이 우리 한XX회와 같이 일하겠다고 약속만 해주시면 XXX후보와 만나기만 하고 약속은 하지 않을게요.”

“조건이 있나요?”

“우리 한XX회는 20년 되었습니다. 10번 선거를 치렀습니다. 관례가 있지요. 그리고 선거 운동을 하려고 하면 아무래도 돈이 들지요.”

“말씀해 보세요.”

“130명 회원입니다. 식사하고 봉투를 하나씩 드려야 합니다. 그리고 400명 쯤 만나게 됩니다. 3만원 정도 선물을 가지고 만나야 합니다. 식사를 하여야 합니다. 400명 식사비와 선물비가 필요합니다.”

“그리고요?”

“30지방이라 지방책이 있습니다. 지방책들에게는 따로 거마비를 주어야 합니다.”

“또 있나요?”

“회장이 3명입니다. 전 회장이 XX 장로, 나 그리고 지금 회장 장로가 YY 장로입니다. 1000만원씩은 주어야 합니다.”

“네?”

“좀 부담이 되면 500만원씩만 주어도 됩니다.”

빨리 계산하여 보았습니다.

회장 500명 X 3명 1,500만
지방책 50만X 30명 1,500만
회원 봉투 10만X 130명 1,300만
회원 식사 2만 X 130만 260만
400명 선물비 3만X400명 1,200만
400명 식사비 2만 X400명 800만

XX 장로님이 먼저 말했습니다.

“6천만원 정도 계산하면 됩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더 붙여 두었습니다.

“우리는 양 편을 만나고 우리에게 더 잘 해주는 편을 선택하려고 합니다.”

일단 만나기로 하고 전화를 끊고 나니 기가 막혔습니다. 하나님이 울고 계시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이래야 하나?”

12월 11일 월요일 저녁 김재성 장로와 둘이 인천으로 내려갔습니다. 김재성 장로가 운전을 하였습니다. XXX 목사님에게 XX회에 대하여 물어 보았습니다.

“목사님! XX회에 대하여 조사하여 보았습니다. 돈을 요구하는 단체입니다. 그들이 말하는 것만큼 영향이 큰 것은 아니지만 영향력이 있습니다. 130명이라지만 다는 아닙니다. 주변에서 건드리지는 말라고 합니다.”

그 목사님은 그들의 심경을 건드리지 말라고 예방주사를 놓았습니다. 도착하였습니다. 원로 장로님 두 분과 그리고 회장 장로님과 식사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카레스 호텔에 들어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였습니다. XX 회에서 밀어준 후보는 다 당선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130명이 뭉쳐 있는 데 자기들이 지정한 후보를 찍지 않으면 제명이라는 것입니다. 30명이 더 들어오려고 대기중인데 받아주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 XX회와 같이 손잡으려고 대기중인 후보가 있으니 결단하여 달라는 것입니다. 세 분 모두 80이 가까운 분들이었습니다. 나는 조용히 말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장로님들! 한XX회에 대하여 부정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돌고 있습니다. 오늘 만나고 보니 소문이 진실이군요. 정당한 후보를 도와 선거 운동하는 것은 마땅히 감리교 장로님들로서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돈보고 선택하지 마시고 정책을 보고 선택하십시오. 그리고 열심히 그 후보가 당선되도록 도우십시오. 그리고 그 후보는 선거운동하는 데 필요한 것을 공급하는 것이 원칙 아니겠습니까?”

여기까지 이야기하였을 때 문제가 생겼습니다. 앞에 앉아 있던 XX 장로가 얼굴이 벌겋게 달아 올라 있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20년만에 처음입니다. 우리를 돈에 좌우되는 사람으로 보는군요. 이것으로 우리 선거 이야기는 안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XX 장로가 찬물을 끼엊듯이 모든 것을 단칼에 정리하였습니다.

20년이 주마등처럼 지나갔습니다. 20년 동안 얼마나 많은 후보들이 이들에게 이렇게 하였을까 생각하니 눈물이 흘렀습니다. 나는 대꾸하지 않고 조용히 눈을 감았습니다.

“이런 선거 브로커들을 어떻게 하여야 하나?”

앞이 캄캄하였습니다. 내가 침묵을 지키고 있으니까 옆에 있던 김재성 장로 입장이 난처하여졌습니다.

“그만큼 우리 목사님이 순수하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는 일어섰습니다. XX 장로님이 내 손을 잡으며 말했습니다.

“편안하게 올라가십시오. 오늘 이야기는 없던 것으로 합시다.”

나는 말없이 손을 잡아 악수를 하고 차에 올랐습니다. 눈물이 흘렀습니다. 서울 오도록 내내 무거운 침묵만 흘렀습니다. 교회도착 5분 정도 앞에서 침묵을 깨뜨렸습니다.

“내가 잘못하였나요? 회장들을 천만원씩 주어야 하나요? 비교하여 돈 더 많이 주는 편을 선택하겠다고 하는 것이 바른 것인가요?”

김장로님은 말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건드리지 말았어야 한다는 의미였습니다. 내가 다시 물었습니다.

“이제 우리를 공격하겠지요?”

“..................”

침묵하던 장로님이 나를 위로하려고 말했습니다.

“우리 장로들이 대처하겠습니다.”

“고마워요.”

“주여! 표를 구걸하여야 합니까? 비굴하게 130표을 달라고 엎드려야 합니까?”

나혼자 중얼거렸습니다.

그들 비위를 건드리지 말고 적당히 돈을 주고 표를 모아야 하는 것이 선거가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교회에 막 도착하려는 데 차창규 목사로부터 전화가 울렸습니다.

“어떻게 되었어요?”

“나 마음이 안 좋아. 원수를 만들고 왔어. 김 장로님에게 이야기 들어.”

그리고 전화를 던지듯이 김 장로에게 주었습니다. 김 장로님이 대강 설명하여 주었습니다. 전화기를 받아 가지고 사무실로 들어와 조용히 전화를 차 목사님에게 하였습니다.

“차 목사! 나 일 저질렀지?”

“목사님 성격을 알기에 나도 전화를 한 것입니다. 그러나 잘 했습니다. 잘 했습니다.”

나를 위로하려는 소리임을 알지만 나는 눈물로 그 말을 받아 간직하였습니다.

밤새 잠을 설쳤습니다.
분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고, 시원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하고, 무슨 감정이 정확한 감정인지 나도 나를 알 수가 없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습관대로 성경부터 5장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시편을 읽는 순서였습니다.
“하늘에 계신 이가 웃으심이여. 주께서 그들을 비웃으리로다”(시 2;4)
“여호와께 피하는 사람은 다 복이 있도다”(시 2;12)

아무리 생각하여도 내가 바른 행동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이토록 편안하지 않은가요?
표를 잃어서일까요?
가볍게 행동한 것일가요?
앞으로 나를 비난하며 상대방 후보를 위하여 표를 모을 그들을 생각하니 정말 마음이 아팠습니다. 끝내 그들의 요구하는 돈을 공급하지 못하여 저와 관계가 끊어지고 다른 후보를 밀어 주었습니다. 

(장로님들. 역시 죄송해요. 감리교 개혁을 위하여 이 정도 공개하였습니다. 더 이상 나가지 않을 것입니다. 세 분 다 아버지 목사님과 끈끈한 관계라 더욱 심장을 도려내는 것같아요. 모두 아버지같은 분들인데..........어쩌지요. 나 도망가고 싶어요. 다시 얼굴을 뵙지 못 할 것같아요. 괜찮다고 저를 위로해 주세요. 그러면 마음이 편할 것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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