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성빈 교수
오늘의 교회는 과연 하나님의 나라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전파라는 기본 사명에 충실한가? 우리는 이 질문을 던지며 지속적 개혁을 시도하여야 한다.

오늘날 교회는 기존의 목회전략을 반성하고 하나의 보편적인 거룩한 사도적 교회라는 건강한 교회의 푯대를 향해 목회전략의 방향을 전환해야 할 때이다.

대부분 20세기 교회는 될 수 있는 대로 많은 사람들을 교회 안으로 인도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이 목적을 위하여 교회가 무엇을 해야 할지에 관심을 집중하여 왔다.

물론 교회 성장과 전도에 대한 관심은 21세기에도 여전히 강조되고 실천되어야 할 목표이다. 그러나 21세기 교회는 전도를 통한 교회성장과 함께 구주되신 예수님을 진정한 주님으로 고백하는 신앙공동체로서의 교회를 세우기 위한 비전실천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교회 예배와 행사에 참석하고 교인으로 등록하는 이들이 증가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한 과제이다. 그러나 이제 교회는 신앙공동체다운 교회가 되는 데 더욱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출석 인원의 증가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욱 주목하여야 할 것은 진정으로 우리 가운데 예수님이 함께 하시는 공동체로 변화하는 것이다. 복음의 능력에 의하여 삶이 변하고, 공동체가 변혁되는 것, 그리고 그러한 변화를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욱 우선적 과제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다음과 같은 전환을 심각하게 고려하여야 한다.

1. 매력적 교회보다는 선교적 교회로의 전환

매력적 교회란 교회를 중심으로 사람들과 자원들이 구심적 성향을 가지는 교회를 말한다. 반면에 선교적 교회란 교회 밖으로 사람들과 자원들이 투입되는 원심적 성향을 가지는 교회를 말한다. 교회는 기본적으로 앉아서 기다리는 곳이 아니다. 그보다는 보내는 곳, 즉 사도적 전승을 가진 곳이다.

2. 고비용 구조의 교회에서 제자를 만드는 교회로의 전환

요즈음 대부분의 교회들은 구성원들의 능력이 커지면 교회도 자연스럽게 더 많은 성장 동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는 전제를 갖고 있는 것 같다. 능력과 아름다움을 갖춘 이들이 하나님의 사역에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제는 오늘의 문화가 우리에게 영향을 준 결과이다. 그러나 이것은 성경이 가르치는 진리와는 거리가 먼 전제가 아닌가! 하나님께서는 강한 자들보다는 약한 자들 안에서 자신을 나타낸다고 하신다.

선교적 교회가 되는 것은 매력적인 교회가 되는 것보다 훨씬 비용이 덜 든다. 우리가 예수님의 사랑을 세상에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은 대단히 많다. 매력적인 교회로 보이기 위하여 여러 이벤트를 연속적으로 기획하는 데는 참으로 많은 비용이 든다. 그러나 결과를 놓고 보면 그 엄청난 예산은 교회 밖의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교회 내부의 우리들을 위한 것이다. 한마디로 매력적인 교회가 되는 데 필요한 건물과 예산, 큰 행사기획 등은 교회를 개척하는 데에 결정적 걸림돌이다. 오늘날 우리는 이러한 유형의 목회를 계속하다가는 우리의 자원이 고갈되고 말 것이라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과거와 달리 오늘의 상황은 대형교회의 수가 더 이상 늘어나는 추세가 아니다. 물론 상당한 수의 대형교회는 여전히 활발한 목회사역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교인들의 숫자는 오히려 정체 내지는 감소하고 있다.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사회문화와 가치가 전반적으로 하나님 나라의 그것을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현실이다.

매력적인 교회가 되기 위한 노력이 신자들을 신자답게 함에 목적이 있는 것이라고 강변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우리는 교회 조직 자체를 유지하는 데 너무 많은 힘을 쏟고 있는 것은 아닐까? 교회는 신앙인다운 이들, 즉 제자들에 의하여 출발된 것이다. 교회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구조나 건물, 행사로서의 교회보다는 사람으로서의 교회가 중요함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3. 교인들을 진정으로 구비시키는 교회로의 전환

건강한 교회의 가장 큰 장점이자 목표는 평범한 신앙인들을 하나님 나라 사역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구비케 함에 있다. 이것은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훈련된 전임 사역자들 중심의 사역 형태와는 구별되는 목회유형이다. 우리의 일터는 하나님 나라의 빛을 비추어야 할 거룩한 소명의 장이다.

건강한 교회 사역자들의 우선적 임무는 교회 안에서의 다양한 사역과 행사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교인들을 구비케 하는 데 있다(마28:20). 우리 교회가 담당할 여러 사역지에는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 주위에 진정으로 구비된 교인이 충분한 교회가 많지 않은 이유는 교회가 교인들에게 요구하는 것이 너무 적기 때문이 아닐까? 오히려 교인들을 즐겁게 하려고만 애쓰고 있는 교회 행사와 사역은 아닐까?

이제 우리는 교회의 성공에 대하여 새로운 기준을 가져야 한다. 우리의 사명은 숫자보다는 그리스도를 따르려는 자들을 발견하고 양육함에 있다. 단순히 몇 개의 교리들을 공유하며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는 것이 아니라, 이웃과 나라의 변혁을 가져올 수 있는 변화된 삶을 볼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다.

제도적인 관점보다는 영향력의 관점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사도행전에서도 초기에는 사람들의 숫자의 증가가 주목되었지만(행2:41, 5:41), 후에는 주의 말씀이 온 땅에 퍼져 나가는 영향력이 강조됨(행13:49, 19:20)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교회를 변화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욱 근본적이며 궁극적 목적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임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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