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견해 가진 사람은 부르지 않고, 초청한 정부 관계자는 불참하고

▲ 30일 기독교연합회관 중강당에서의 공청회 모습

정부가 2014년 시행 예정으로 입법예고한 ‘종교인 과세’ 시행과 관련 다음달 18일까지 각계의 의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 기독교계의 의견을 조율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 ‘종교인과세 공청회’가 공청회가 아닌 세미나로 진행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소득세과 과장 “일방적 토론될 소지 있어 불참합니다”

한국장로교총연합회(대표회장 권태진 목사)는 30일 오후 3시 기독교연합회관 3층 중강당에서 ‘정교 분리와 종교인 과세’ 관련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교계의 기대감을 반영하듯 많은 교계 언론들이 취재를 위해 몰려왔으나 공청회라기보다는 사실상 종교인 과세를 반대하는 한장총 일부 인사들의 세미나 형식으로 진행되자 물밀 듯 빠져나가, 마지막에는 서너 언론밖에 남지 않았다.

이날 공청회가 세미나로 진행된 데는, 종교인 과세를 반대하는 입장을 가진 주최 측이기에 종교인 과세를 찬성하는 측, 이 또한 기타소득세 부과를 찬성하는 측과 반대한 측으로 나눠서 공청회에 초청, 의견을 나눴어야 하는데 초청하지 않은 주최 측의 책임이 크다 하겠다.

주최 측은 이날 이들을 부르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찬성하는 분들의 논거를 살펴보니 그분들은 교회를 사업장으로 보며, 목사를 교회에 고용된 근로자로 전제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전제는 신학적 논쟁을 말할 것도 없고, 종교(기독교) 본질에 위배되기 때문에 초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장총의 초청을 받아서 참석키로 했으나 불참함으로써 이날 공청회가 완전히 세미나가 되게 한 주역 중의 한 사람인 기획재정부 소득세과 과장의 불참 사유는 주최 측이 이러한 불찰을 잘 지적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소득세과 과장은 “한장총이 종교인 과세에 대한 반대 의견을 미리 언론에 밝히고, 패널을 정부 인사 외에 교계에서 반대하는 분들만 참석하게 함으로써 공청회에서 서로의 입장만 확인하고 토론도 일방적으로 진행될 소지가 있어 불참을 결정했다”고 불참사유를 전했다.

이어 소득세과 과장은 “추후 종교인 과세에 대한 한장총의 입장, 발제, 토의 내용을 전해주시면 입법 과정에 참고하겠다”고 덧붙였다.

계속 진행된 공청회에서는 ‘정치와 종교는 분리돼야 한다’, ‘목회자는 근로자가 아니다’라는 기존의 ‘종교인 과세 반대’ 주장들이 되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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